▲ 정세홍 사회부

“군 장병 휴가 복귀때 신종 코로나 진단검사는 의무적으로 하라는데 검사비용을 자비로 하라는 게 이해가 안되네요.”

지난해 9월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는 이번 설날을 첫 휴가나온 아들과 함께 보냈다. 무려 6개월만에 나온 휴가였다. 3개월만에 나오는 신병위로휴가는 계속 미뤄졌고, 정기휴가도 원하는 날이 아닌 날에 울며 겨자먹기로 휴가를 썼다고 한다.

사회와 격리돼 힘겨운 군 생활을 하던 중 받아든 첫 휴가는 그야말로 꿀맛같았을 테지만, 시간이 지나고 복귀가 다가오자 눈 앞이 깜깜해졌을 것이다. 가뜩이나 첫 휴가 나온 뒤 복귀라는 이유로 마음이 심란했을텐데, 국방부가 80일만에 휴가를 허용하면서 휴가 복귀시 코로나 진단검사 결과서를 제출하라는 지침이 나왔기 때문이다.

해당 부모는 “지난 14일까지는 무료로 검사를 해줬는데 15일부터는 무증상자나 일반 시민은 검사가 안된다고 한다”며 “질병관리청과 울산시 등에도 문의했지만 오히려 저보고 민원을 넣어달라고 하더라”고 황당해했다.

실제로 울산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였던 지난 14일까지는 무증상자나 불안해서 검사를 원하는 시민들은 선제적 검사를 해줬다. 울산 일부 지자체도 선제 검사를 진행·홍보하면서 예산을 들여 숨은 확진자를 찾아내는 데 공을 들였다.

하지만 1.5단계로 완화되니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거나 접촉이 확인되는 등 증상이 있는 경우만 무료로 검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군인 뿐 아니라 진단검사 결과서가 필요한 건 대학생, 고등학생 등 기숙사에 입사하는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이 역시 논란의 여지가 크다. 대학생들이 익명으로 모인 커뮤니티에는 “진단검사 결과를 제출해야 하는데 오늘(15일)부터는 자비로 해야 한다”고 토로하는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제는 매번 고무줄처럼 변하는 방역 지침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헷갈릴 지경이다. 다행히 정부가 3월부터는 집합·영업제한을 최소화하는 거리두기 체계를 개편한다고 한다. 무료 검사도 1.5단계는 안되고 2단계는 되는 고무줄 지침 말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지침을 기대한다. 정세홍 사회부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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