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의 방’, 6100×3870×3000, LED 광섬유 아크릴 금속 합성수지 판넬 거울 전자기기

전국 229개소, 8500여명의 예술인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 공공미술(문화뉴딜) 프로젝트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정부가 예술인 일자리 제공 및 문화향유 증진을 목적으로 시행한 이 프로젝트는 한 사업당 37명 이상의 지역예술인을 구성하여(중복은 불가) 4~5개월간 단기로 진행됐다. 시작부터 공공미술이 가져야 할 지속성과 연속성 그리고 예술성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많았다.

울산지역은 모두 5개의 지자체가 정부로부터 각 4억원의 사업비를 받아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업실행 단체 선정에서부터 잡음이 무성했기에 그 결과에 대한 관심 또한 크다.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면 그 기대치에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구조다. 서울과 수도권지역, 부산, 대구 등 대도시의 예술인력 인프라를 따라갈 수 없을 뿐 아니라, 200여명의 지역 내 예술인력 중에도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사람만 참여해야 하므로 오랜 기간 예술 활동을 중단했던 인력을 모두 투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과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프로젝트 실행 장소인가, 지자체가 협력하고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였는가, 몇 개의 조형물로 나눠먹기 하지 않고 예술 인력들의 일자리가 합리적인 형태로 제공되었는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이 정부가 내걸었던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핵심내용이다.

▲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남구에서 진행한 공공미술 프로젝트 ‘아트팩토리’(울산미술협회)는 장생포문화창고(구 세창냉동창고) 4층에서 11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장소 선정부터 모든 과정을 잘 지켜가면서 외부 공간 입체작품 2점, 내부 공간의 3면 아트 월, 천정형 입체작품 등 14점, 장생포여행스케치 평면 57점, 공간구성 2점(빛의 방과 아트테이블), 영상작품 6점으로 밀도 있게 공간을 구성했다. 미술협회 회원뿐 아니라 장생포 일대 레지던시 입주 작가들까지 참여해 미디어나 설치 등 지역내의 부족한 장르를 보충했다. 그 외에 30여명의 시민들이 함께 스케치를 진행했고, 지자체는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컨설팅 위원을 지역 예술현장에 있는 인력으로 구성하여, 지역의 공간에 애정을 쏟아 부을 수 있게 했다. 작품의 내용은 고래와 공단이라는 장생포의 대표적 이미지를 사용했으나, 예술적 가치로 볼 때는 미흡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

이번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착실하게 실행한 울산미술협회는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단체로서의 좋은 면모를 보여주었다. 장생포 문화창고는 4월에 오픈할 예정이나 3월에 시범운영을 실시한다. 남구 공공미술 프로젝트 작품은 장생포 문화창고 건물외부와 4층에서 관람할 수 있다. 기라영 화가·미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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