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농수산물시장 건립을 위한 국비 271억원이 확보됐다. 따라서 울산 남구 삼산동에 있는 현 농수산물시장은 오는 2026년께면 청량면 율리 일대에 새로 마련되는 농수산물시장으로 이전된다. 지난 10년간 지지부진했던 이전 사업이 이제서야 큰 걸음을 떼게 된 것이다.

이번 국비 확보는 울산시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이었다. 시는 지난 2014년 정부의 도매시장 시설현대화 공모사업에 응모했으나 2차 현장실사에서 탈락한 바 있다. 이후 사업 진행은 지지부진했고, 2017년에는 국비 공모에 서류도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시는 지난해 다시 도전장을 내밀어 최종 선정의 영광을 안게 됐다. 그 사이 삼산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은 주차 무질서, 각종 쓰레기와 오물 투기, 도심 교통혼잡 등에 시달려왔다. 시설 노후화로 화재 사고도 최근 10년간 4차례나 일어나 14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이전은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지만 그 보다는 울산 농수산물 유통질서를 다시 수립한다는데 더욱 큰 의의가 있다. 그 중에서도 기존 농수산물도매시장과는 다른 차원의 ‘유통거점형 복합개발’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우선 청량읍 율리 일원에 만들어지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부지 21만7854㎡, 건물 전체 면적 5만4154㎡ 규모로, 삼산동 농수산물도매시장보다 부지는 약 5배, 건물은 약 2배 큰 규모다. 시장 건물은 청과동, 수산동, 물류동, 직판동, 환경동 등으로 구성되며, 각종 편의시설과 첨단 시스템도 모두 갖춰진다.

뿐만 아니다. 농수산물도매시장 일원에는 흩어져 있는 농업 관련 시설을 이전·재배치하고 ‘농촌 융복합산업지원센터’를 건립해 울산형 농촌 융복합 산업의 혁신 거점으로 만든다. 도매시장과 연계한 ‘오픈 마켓형 농수산물 특화 거리’ 조성과 전국 최대 규모 ‘로컬푸드 전용 쇼핑 가공센터’ 건립도 추진한다. 특히 도매시장 인근에는 율현지구 도시개발사업, 행정서비스 기능을 강화한 행정복합타운 조성,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거단지 조성 등이 추진된다. 이렇게 되면 도매시장 일대는 농촌 융복합산업의 혁신거점이 될 것이 확실하다. 뿐만 아니라 영남권을 아우르는 유통의 거점이 될 수도 있다. 경부선, 함양-울산선, 부산-울산선 등 광역교통망이 통과하는 이 곳은 포항·경주·청도·밀양·기장·양산 등 연접지역 생산지와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현 삼산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은 1990년 3월 개장했다. 그러나 36년만에 새로 개장할 율리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분명 농촌 융복합산업의 혁신거점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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