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2011년 3월, 미야기현과 이와테현 등 일본의 동북부 지역에 리히터 9.0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2만여명이 실종되고, 피난 주민만 33만명에 이르렀다. 강진 발생 이후 초대형 쓰나미가 센다이시 등 해변 도시들을 덮쳤는데, 후쿠시마현에 위치한 원전의 가동이 중지돼 다량의 방사능 누출 사고까지 이어졌다. 이들 지역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밤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또 다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했다.

한반도도 안심할 수는 없다. 늘 이웃 나라의 일로만 여겼던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9월12일 경주에서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기상청이 지진 통보 업무를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경주 지진으로 인해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무려 9319건에 달했고, 피해액만 1000억원이 넘는다. 1년이 지나 포항에서 또다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해 이재민 1945명, 850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올해 한반도 인근과 내륙 곳곳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인천 옹진군 부근 해상에서 규모 2.2, 군산에서 규모 2.5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의 지진관측보고 자료에 따르면, 1978년부터 2000년까지의 23년간 한반도와 인근 해상에서 총 469회의 지진이 발생했다. 연평균 약 20회의 빈도다. 이 중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연평균 약 9회, 실제 유감지진으로 보고된 것은 150회로서 연평균 약 7회를 기록했다. 1978년부터 1982년까지는 소규모의 지진이 비교적 자주 발생해 활성기를 띠다가 1986년부터 1991년까지는 규모나 횟수 면에서 조용했던 시기로 나타났다. 하지만 1992년부터는 지진발생 횟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진은 예측이 힘든 만큼 발생 직후 얼마나 발 빠르게 대피시간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그야말로 초를 다투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올해 11월부터 규모 5.0 이상 강진에 대한 지진 조기경보 통보시간을 5초까지 단축하기로 했다. 2016년 50초 이내였던 조기 경보시간을 2018년 7~25초로 줄였고, 올해는 이를 5~10초까지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지진의 흔들림이 도착하기 전 20초의 시간만 확보돼도 약 95%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고, 5초의 여유만 있어도 책상 아래 등으로 대피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기상청에서 확보한 골든타임을 우리가 활용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지진 행동요령과 지침의 숙지가 중요하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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