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6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울산지역에서는 우선 접종 대상이 되는 5959명 중 5512명이 접종을 희망했다. 접종 대상자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소자·종사자 중 접종에 동의한 사람이다. 그러나 나머지 447명은 접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지역 44개 요양병원 입소자·종사자 4718명 중 4339명이 접종에 동의, 동의율은 92%를 기록했다. 37개 요양시설 입소자·종사자 1241명 중에서는 1173명이 동의해 94.5%의 동의율을 보였다.

백신 접종은 신뢰가 관건이다. 지금은 동의율이 90%를 넘겼지만 시민들이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하면 집단면역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송철호 시장은 “최근 백신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일부 의견이 있지만 정부에서 강조하고 있듯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일부 백신 접종과 관련한 허위·조작 정보가 유포되고 있어 시에서는 백신 관련 가짜뉴스를 빠짐없이 모니터링해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여론조사를 해보면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한두명이 아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19~20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순서가 오면 바로 접종하겠다’는 응답은 45.8%로 나타났다. ‘접종을 미루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45.7%,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5.1%로 집계됐다. 여기다 백신 관련 허위 정보까지 나돌고 있다. 인터넷 게시물에는 “백신을 맞으면 치매에 걸린다.” “실험용 독약이다.”라는 등의 가짜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지자체는 백신 접종도 중요하지만 먼저 시민들의 불안심리를 잘 파악하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국민들 사이에는 처음 경험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꺼리는 심리가 만연하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예방접종은 본인의 건강을 지키는 수단이고, 작게는 가족이나 직장, 고위험시설에 계신 어르신을 보호하며 더 나아가 집단면역을 형성해 국가 차원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럴 때일수록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과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닭고기·오리고기 시식은 만연한 사회불안을 해소하는데 기여했다. 이번 접종에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먼저 백신 접종을 하고 안정성을 입증해 보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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