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수현 중남초등학교 교사

영화 ‘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자연 속에서 버려지는 것 없는 소소한 삶이 잔잔히 흐르고 있다. ‘마음의 집’인 평온한 시골 마을에서, 기억의 틀에 갇혀 있던 정성 담긴 엄마의 손맛을 떠올려 음식을 만들면서, 기존의 평범한 삶은 또 다른 삶으로 변화하게 된다.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 끼 한 끼 만들어 먹으며 삶을 바꿔 가는 주인공, 의식의 흐름도 일상의 우리와는 다르다 느껴진다.

새 학년의 교육과정을 계획하고, 프로젝트 수업을 준비하면서, 꽤 오래 고민한 주제가 있다. ‘쓰레기 무배출(Zero Waste)’이다. ‘쓰레기 무배출(Zero Waste)’은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원칙이다. 지구 환경과 기후 위기 문제를 다루면서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은 ‘플라스틱 과다 사용’일 것이다. 하루에 한 가구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양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쓰레기 무배출(Zero Waste) 프로젝트는 ‘쓰레기 무배출 도전’과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등의 작은 소주제로 나누어 진행할 수 있다.

소주제의 구체적인 방법은 다양하다. 시원한 지구를 위한 에너지 ‘4연산 생활화’를 위해 ‘친환경 더하고(+), 일회용품 빼고(-), 업사이클링 곱하고(×), 분리수거 나누기(÷)’를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과정이다. 개인 용기에 음식 포장하기, 남은 재료를 활용해 요리하기, 옷 수선, 손수건 이용, 텀블러, 장바구니 사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하지 않기 등이 있다.

무심코 쓰던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액체 세제 등을 필요한 만큼 나누어 판매하는 곳 ‘리필(보충) 스테이션’을 이용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생활 속에서 소소하게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나무 제품으로 바꿔보기, 새로운 책을 사는 대신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해서 읽기, 비닐랩 대신 밀랍 랩 사용하기, 스팸 메일 지우기, ‘비누 열매 소프넛’ 사용하기,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음식물 처리망 사용하기 등 삶을 바꾸기 위한 도전도 중요하다.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라는 소주제도 재미있다. 플라스틱, 일회용품이 사용되기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가 기억의 틀에 갇힌 옛날 사람들의 삶을 떠올려 보며 더 나은 삶의 변화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아주심기를 한 양파는 대지에 단단히 뿌리를 내려 추위를 잘 견뎌야만 따뜻한 봄을 맞을 수 있다. 학생과 함께 만들어가는 쓰레기 무배출(Zero Waste) 수업은 쉽지 않은 과정이다. 준비하는 교사도 함께 변화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한 수업이다. 삶을 위한, 삶을 변화하기 위한 수업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준비하는 2월, 새롭게 만들어갈 수업 생각과 고민으로 가득 찬다.

임수현 중남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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