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 신애리
그때는 몰랐을 거야 외줄의 기다림을
꾸역꾸역 내뱉어 촘촘히 엮은 사슬
바람이 덜컥 걸려들었지 눈 밝은 척 귀 밝은 척하다

▲ 김정수 시조시인

외줄거미가 줄을 타는 것처럼 삶은 유아기부터 오롯이 외줄에 매달린다.

온 신경을 곤두세워 실샘에서 분비된 피브로인(fibroin)을 응축시킨 은실을 뽑아서 그물을 짜듯 치밀하게 살아간다.

빈틈없이 엮어도 먹이가 쉽게 걸려들지 않는데, 느닷없이 그물에 덜컥 걸려든 것은 모바일 쇼핑을 주로 즐기는 모루밍족(morooming)이 아닐지. 스마트폰만 믿다가 덜컥.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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