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건설 사실상 반대

예산 28조7000억원 소요

안전사고 위험성 증가 등

7가지 항목 문제점 지적

부산 ‘가덕도 신공항’ 사업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신공항 사업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국토부는 안정성, 시공성, 운영성, 경제성 등 7가지 항목을 들며 가덕신공항 안의 문제점을 짚었다. 특히 경제성과 관련해 신공항 건설 소요 예산이 28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토부는 이달 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들을 만나 16쪽가량의 ‘부산시 가덕도 신공항 타당성 검토’ 분석보고서를 전달했다.

국토부는 가덕신공항의 안전성과 관련, “진해 비행장 공역 중첩, 김해공항 관제업무 복잡 등으로 항공 안전사고 위험성이 크게 증가하고, 복수 공항의 운영으로 현재 김해공항 국내선 항공기의 돗대산 추락 위험성 해소가 불가능해, 영남권 신공항 건설 목적과 배치된다”고 우려했다.

국토부는 시공성 차원에서도 “가덕도는 외해에 위치해 난공사, 대규모 매립, 부등침하 등이 우려된다”고 적시했다.

운영성 측면에서는 “항공사는 국제선만 이전할 경우, 항공기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고 환승객 이동동선 등이 증가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선만 도심 외곽으로 이전했던 도쿄, 몬트리올 등 공항이 운영 실패로 결국 통합 운영으로 전환했다”며 “환승 체계가 열악하면 관문 공항으로서 위상이 저하된다”고 했다.

부산시가 발표한 가덕신공항 안은 활주로 1본의 국제선만 개항하고 국내선은 김해공항만 개항하도록 했는데,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국토부의 지적이다.

국토부는 그러면서 가덕도 신공항이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듯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제선과 국내선, 군 시설 등을 갖추어야 하고, 이 경우 사업비가 28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부산시가 추산한 7조5000억원 가량의 예산보다 3.8배 늘어나는 수치다.

국토부는 이 부산시안조차도 “예산 역시 공사비 증액분 누락, 단가 오류 등 문제가 있다”며 “공항공사·전문가 등이 재산정하면 약 12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적시했다.

이와관련, 보고서 뒷부분 참고자료로 ‘공무원의 법적 의무’를 적시했다.국토부는 “절차상 문제를 인지한 상황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에 반대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고, 성실 의무 위반(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무) 우려도 있다”며 사실상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국토부는 지난 19일 가덕도 특별법 심사 법안소위에 제출한 검토보고서에서도 “공항은 가능한 여러 대안 검토를 거쳐 입지를 결정한 후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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