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울주 반구천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예고했다. 문화재청은 반구천 일원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최종 지정할 계획이다. 이변이 없는 한 반구천 일원은 조만간 명승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반구천은 현재 ‘대곡천’으로 불리고 있지만, 조선시대까지는 ‘반구천(盤龜川)’으로 불렸다. 문재청은 그래서 명승 이름도 ‘울주 반구천 일원’으로 정했다. ‘반구천 일원’에 대한 명승 지정은 관광자원이 빈약할 뿐만 아니라 명승이 하나도 없는 울산에 단비나 다름없다. 특히 ‘반구천 일원’은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계곡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깊다.

명승은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예술적인 면이나 관상적(觀賞的)인 면에서 기념물이 될 만한 국가지정문화재를 말한다. 그래서 명승으로 지정이 되면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된다. 많은 여행객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명승을 찾아나서기도 한다. 울산 인근에는 부산의 태종대, 오륙도 등이 있다.

그런데 문화재청이 명승 이름을 ‘대곡천 일원’이 아닌 ‘반구천 일원’으로 명명한 것에 대해서는 의아한 생각이 남는다. 물론 조선시대까지 대곡천이 반구천으로 불렸다는 것은 팩트라고 치지만 굳이 잊혀져 간 이름을 소환해 반구천으로 이름짓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할 여지가 많다. 대곡천이라는 이름은 그 동안 많은 울산시민들과 외지 관광객들에게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반구대 암각화 일원에 견학을 하러 온 학생들에게는 대곡천과 반구천이 헷갈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구천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반구대 암각화와 반구천의 통일성을 강조하고 있다. 외지인들에게 반구대 암각화를 제대로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인근 계곡을 반구천으로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가 매우 중요한 일인만큼 이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또 한편에서는 기존 대곡천 명칭은 그대로 두고 이 계곡의 이름을 ‘반구대 계곡’으로 짓자고도 한다. 고려말 정몽주가 자주 갔다는 반구대와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반구대 암각화를 모두 섭렵하는 계곡으로 이름을 짓자는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반구대 계곡’이라고 부르고 있다.

문화재청이 30일 동안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하니 두고 볼 일이다. ‘반구천 일원’은 잘 가꾸고 홍보를 제대로 한다면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최고의 명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명에서 혼선이 빚어져서는 그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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