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천 대신 조선시대까지 불리던 ‘반구천’으로 이름 정해

반구대암각화·천전리각석 등 역사문화경관적 가치 고평가

▲ 반구대 암각화. 경상일보 자료사진
문화재청은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 반구대 등 수천년 세월의 자연 및 역사유산을 간직한 ‘울주 반구천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예고했다.

울주 반구천 일원은 물길이 굽이치며 수많은 절벽과 협곡, 구하도(옛 물길), 습지 등을 만들어냈다. 다양한 지형과 숲 경관을 이루고 있으며, 구곡(九曲)문화와 함께 저명한 정자 등 자연경관, 역사문화경관이 복합된 명승으로서 가치가 뛰어난 자연유산이다.

현재는 ‘대곡천’으로 불리고 있지만, 문화재청은 조선시대까지 불리워지던 ‘ 반구천’(盤龜川)으로 명승 이름을 정했다.

문화재청이 밝힌 명승 지정사유는 △자연경관이 뛰어난 곡류하천과 공룡화석발자국 등 지질적 특성을 잘 보존하고 있으며, 구곡문화와 함께 정자 등 조망할 수 있는 저명한 장소가 있어서 자연 및 경관, 역사문화유산이 복합된 명승으로서 지정가치가 있음 △감입곡류 하천을 중심으로 하식절벽과 협곡, 구하도, 하적호 등의 다양한 지형경관이 연속으로 형성되어 있고, 주변의 수림과 조화를 이루고 있음 △백련구곡, 반구십영 등 조선시대 집경문화가 전해지고 있으며, 선사시대에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역사문화를 조망할 수 있음 △반구대를 중심으로 구곡, 대, 바위, 협곡, 호수, 계곡 등 다양한 경관요소가 분포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바위글씨나 시문 등이 전해지고 있어 역사문화경관적 가치가 뛰어남으로 요약된다. 지정 구역은 모두 260필지(68만4300㎡)이며 향후 문화재관리는 울산 울주군이 맡는다.

무엇보다 이 곳에서는 최근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으로 선정된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통해 선사시대 고래사냥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다른 국보 ‘울주 천전리 각석’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바위그림도 확인된다. 반구대의 또다른 이름 포은대는 정몽주(鄭夢周·1337~1392)가 유배 중 자주 찾았던 곳이다. 울산시 유형문화재 반고서원 유허비(槃皐書院 遺墟碑), 반구서원(盤龜書院), 집청정(集淸亭) 등 선사시대부터 삼국, 조선시대로 이어지며 우리 조상들의 생활과 유람문화까지 알 수 있어 역사문화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반구천의 아름다운 경관은 구곡(九曲)문화를 이루어 많은 사람들이 남긴 시, 글, 그림으로도 남아있다. 특히 겸재 정선(謙齋 鄭敾·1676~1759)이 <공회첩>(孔懷帖)에 남긴 반구(盤龜) 그림을 통해 이곳이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명승으로서 손색 없는 자연유산임을 알려 준다.

특히 암각화 인근의 코리스토데라 발자국은 세계 최초로 발견되어 노바페스 울산엔시스(Novapes ulsanensis)로 명명되기도 했다. 코리스토데라는 중생대 수생 파충류의 일종으로 신생대에 멸종한 공룡이다. 한반도 공룡 연구의 중요한 현장자료로서 가치가 높다.

한편 문화재청은 ‘울주 반구천 일원’에 대해 30일 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최종 지정할 계획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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