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는 롯데울산개발이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계획변경안을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뿐 아니라 강동리조트사업도 함께 연내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신동빈 회장이 울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울산 전체 현안에 대해 신속히 검토하고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결과가 비로소 나온 것이다. 앞서 계획변경 신청을 했다가 번복하기를 반복해온 탓에 전폭적인 신뢰는 어렵지만 이번에는 신 회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던 만큼 착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는 복합환승센터 개발이 2단계로 나누어져 시행된다는 것이다. 1단계는 올 연말 착공해 2023년 준공할 예정인데, 주요시설이 환승센터, 분양몰, 광장, 주차장 등이다. 1단계에 해야만 하는 근본적 시설인 환승센터를 제외하면 상가를 지어 분양하는 것이 전부다. 2단계는 2023년 착공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롯데몰과 주차장이 계획돼 있다. 1단계를 마친 상태에서 수지를 따져본 뒤에 2단계 착공여부를 결정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롯데는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위해 2015년 부지를 확보하고는 6년째 계획변경만 3차례나 하고 있다.

상업시설의 콘텐츠 변경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암벽타기 등 체험형 스포츠시설과 놀이시설로 대폭 변경됐다. 어린이 중심의 가족단위 이용객을 노린 새로운 수익모델이다. 애초의 계획에 들어 있었던 영화관은 아예 사라졌다. 2019년 4월에는 아예 주상복합아파트를 짓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시민들이 복합환승센터에 거는 기대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공공성 있는 상업시설이다.

상업시설의 면적이 점점 늘어나고 환승시설과 주차면수가 갈수록 줄어들었다는 점도 그냥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2차에 걸친 계획변경을 통해 5803.5㎡의 상업시설 면적이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환승시설 면적이 감소했다. 주차면수도 2735면으로 기존 3149면이나 1차 변경안 2756면과 비교하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어느 하나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 울산시는 계획변경안 심사를 엄중하게 해야 할 것이다. 전시컨벤션센터의 올 4월 개장으로 인해 복합환승센터의 건립이 다급하긴 하지만 바쁠수록 둘러가라고 했다. KTX울산역은 울산의 관문이다. 긴 안목으로 세련된 시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에서 성장한 롯데가 아닌가. 일본의 철도역사는 대체로 그 도시에서 가장 세련된 복합문화공간이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차치하더라도 공공성을 감안해 부지를 저렴하게 제공한 취지는 반드시 살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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