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수진 울산여상 교사

개학이다. 올해는 작년 이맘 때 개학 연기와 다급하게 진행된 원격수업 때와 분위기가 다르다. 작년 코로나19 비상시국을 통해 단련된(?) 노하우로 개학 전 학급 운영과 교과 수업 진행에 대한 준비를 개학 전에 끝냈다. 역시 위기는 우리를 시험하고 단련시키는 것 같다.

올해는 비대면 상황에서 하는 그 어떤 것도 어색하지 않게 우리 모두가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 학교 신입생의 입학은 방송으로 진행되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의 입학식도 줌(ZOOM)으로 실시간 학부모에게 중계되었다. 나의 올해 첫 한문 수업도 비대면 상황에서 줌(ZOOM)으로 시작되었다.

우리 학교는 교과 수업 안내와 출석을 학교 홈페이지 기반으로 한다. 올해는 학생이 자신의 학급 방에 들어가서 수업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학습자 차원에서 편안한 방식으로 변했다. 이것 또한 코로나 시즌2에 해당하는 진화로 느껴진다.

나의 수업 또한 작년은 밴드 라이브, 유튜브 수업 영상 탑재의 방식에서 벗어나 실시간 줌(ZOOM)으로 바꿔 보았다. 작년의 경우는 교사가 선정한 학습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면 줌(ZOOM)은 마치 대면 수업처럼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서 학생들이 대답하는 소리, 웃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신규 때부터 내가 제일 자랑하는 수업 기술인 ‘유머’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어서 더더욱 좋았다. “너무 재미있었다.” “다음 시간이 기대된다.” “좋은 수업이었다.”라는 게 학생들의 반응이다. 지난 1년간의 하드 트레이닝으로 줌(ZOOM)이라는 비대면 상황에 우리 모두 익숙해졌다.

어제 오늘 한문 첫 수업 후 소감 댓글은 벌써 나를 설레게 한다. 칭찬에 춤추는 건 고래만이 아니다. 교사도 칭찬이 좋다. 첫 수업에 대한 아이들의 칭찬이 올해를 더 열심히 살게 할 것 같다.

한문은 언제나 모두에게 힘든 과목이다. 나 역시 어렵게 배웠다. 선배로서 후배인 학생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길을 열어 보여주어야 할 터이다. 올해 특히 이런 사명감을 가지는 것은 계속되는 코로나 비대면 상황 때문이다.

올해는 교육청 그리고 학교에서 프로젝트 수업을 권장하고 있다. 나도 한문 수업에서 트렌디한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해 볼 욕심을 내고 있다. 프로젝트 수업은 학습자가 스스로 의미 있는 주제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학습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참고 자료 및 현장 체험, 실험을 통해 자기 주도적으로 해당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학습하는 방식이다. 이는 학습을 자신의 삶과 연계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학습 방법이다.

코로나 시즌2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한문 수업을 어떻게 학생들의 삶과 연계시킬지 그리고 어떻게 재미있게 배우고 익힐 것인지 아이들과 함께 연구해 봐야할 것 같다. 양수진 울산여상 교사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