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이사 선거 잇단 의혹 제기
권한 크고 연봉 적지않은데다
회원조합이 선거 직접진행 원인
2일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A농협 상임이사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금품을 살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조합은 조합장과 조합장 추천인, 이사, 대의원 등 7인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를 통과한 후보를 대의원들이 표결해 과반 이상 찬성으로 상임이사를 선출했다.
상임이사에 출마한 B씨는 추천위 통과를 위해 이사 등에 돈봉투와 물품을 전달했고, 일부 이사에게는 500만~1000만원의 돈을 추가로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B씨는 지인과의 대화를 통해 “이왕 돈 쓰는 거 이사들 호주머니라도 채워줘야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조합의 상임이사로 출마한 C씨는 이사들에게 수백만원을 전달했고, 일부 이사에게는 현금을 추가로 주거나 수백만원대의 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와 관련 B씨와 C씨는 “선거가 다 끝났는데 온갖 소문이 다 나오고 있다. 돈봉투와 관련해서는 할 말이 없다”거나 “봉투를 돌린 사실이 없다. 작은 농협에서 그럴 일이 있나. 헛소문이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B·C씨는 선거에서는 떨어졌다.
D농협에서는 상임이사 선거와 관련해 조합장이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되는 일도 벌어졌다. 해당 농협조합장은 “조합장으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을 했다. 위법한 부분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농협 상임이사 선거에서 각종 잡음이 나오는 것은 상임이사의 권한이 크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조합장은 지도 부분을 관장하며, 상임이사는 사무소 경영과 신용 부문을 관장한다. 연봉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합장 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 위탁으로 치러지는 반면, 상임이사 등 임원 선거는 대부분 회원조합이 직접 진행하기 때문에 공정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역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단위농협 상임이사 등 임원은 농협 직원이 아니어서 중앙회 차원의 선거 감독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