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 이유로 남용한 플라스틱
자연과 인간을 위협하는 요소 돼
변화 위한 생활 속 작은 실천부터

▲ 정영혜 울산과학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코로나19와 배달앱의 콜라보는 음식의 플라스틱 포장을 일반화시키고 우리나라가 배달음식 이용 세계 1위가 되는 데 한 몫을 했다. 일회용 컵들도 감염 예방의 이유로 다시 사용되고 있어 지난해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직전 해보다 15.6% 증가했다. 플라스틱의 발명은 인류의 삶에 편리함과 큰 변화를 주었다. 그러나 플라스틱의 발명 후 100여 년이 지난 지금, 플라스틱은 우리에게 위험한 요소로 다가오고 있다. 500년에서 1000년 동안 썩지 않는, 63억t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들이 지구를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이 제조·소각 과정 뿐 아니라 자연 상태에서도 탄화수소 가스를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는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양을 볼 때 더욱 심각한 내용이다.

한 유튜브 채널은 플라스틱을 그리스 로마 신화의 ‘미다스의 손’에 빗대었다. 미다스는 신으로부터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꾸는 능력을 얻어 막대한 부를 얻었지만 만지는 음식과 자신의 딸마저 황금으로 바뀌게 되자 결국 후회를 하게 된다. 당장의 편리만을 찾다가 그것으로 인해 역효과를 낳은 것이다. 우리가 편리함에 남용하고 있는 플라스틱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매년 800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버려지고, 해양생물들은 고통받고 있다.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와 하와이 사이의 태평양에는 어업자들이 버린 것과 생활용품 쓰레기 등이 해류에 실려 쌓이면서 한반도 7배 면적의 플라스틱 섬이 생겨났다. 바다의 플라스틱은 파도에 부서져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되고 해양생물의 먹이로 침투해 우리 식탁으로 되돌아 온다.

최근 세분화된 플라스틱 배출 규칙은 투명한 플라스틱, 불투명한 플라스틱 등을 따로 분류하고, 스티커와 비닐 등의 이물질이 있으면 수거가 불가능하며 내용물의 세척도 필수이다. 번거롭기는 하나 재활용이 가능한 상태로 플라스틱을 배출하는 것은 선별업체의 어려움을 덜고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한다면 합당한 수고이다. 보도에 의하면 2017년 유럽 플라스틱·고무 생산자 협회(Euromap)는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사용량이 세계 3위이며 특히 포장재에 쓰는 플라스틱은 벨기에에 이어 세계 2위라 밝혔다.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재활용과 철저한 분리수거, 플라스틱 소비 줄이기이다.

환경부는 지난 1월5일부터 ‘고고챌린지’를 통해 생활 속 탈플라스틱을 주제로 SNS 릴레이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고고챌린지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 한 가지를 거부하‘고’, 지켜야 하는 행동 한 가지를 실천하‘고’”를 줄인 말이다.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에 참여하는 일반인들도 늘어나 식음료 구입 시 텀블러 사용과 다회용 용기 활용을 실천하고 있고, 울산에도 환경을 생각한 제로웨이스트 가게들이 등장해 소비자가 가져온 용기에 내용물을 담아가는 판매형태로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전남 광양항에서는 선박에서 나온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해 재활용업체와 섬유가공업체를 거쳐 가방 등 새로운 물건을 만들고, 장애인의 고용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어 폐플라스틱 재활용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 정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5대 유망 녹색산업으로 선정하였고 SK케미칼, LG화학, 한화솔루션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어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 대안이 제시되리라 기대한다.

울산시도 올해 시정 역점 추진 과제에 ‘탄소중립도시 울산기후행동계획 실천’을 포함해 지역의 기후회복력을 강화하고 생활폐기물 감축 등 선제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고무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모쪼록 그 시책이 보다 구체적이고 대중적인 내용들로 어린이부터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에 다가갈 수 있는 탈플라스틱 홍보 시스템으로 만들어지길 바란다. 이제 플라스틱 오염은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시급한 과제이다.

플라스틱은 이미 우리 몸 속에 침투해있다.

정영혜 울산과학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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