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창 울산시교육청 청렴시민감사관

‘빙청옥결[氷淸玉潔]’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얼음같이 맑고 옥같이 깨끗하다는 뜻으로, 청렴결백한 지조나 맑고 깨끗한 어진 행실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살다 보면 헛된 욕심 때문에 고민하고 갈등하기 마련이지만,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라는 한 시인의 시제처럼, 우리가 모두 맑고 깨끗한 마음을 지닐 수 있다면 아름다운 세상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고 생각해본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청렴한 세상이 아닐까?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도 한때는 청렴은 고위공직자들에게나 해당하는 윤리 덕목 정도로 보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지위가 높지도 않고 부자도 아니니 그런 데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잘못된 생각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청렴은 일부 계층에만 요구되는 도덕적 기준이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요구되는 범사회적인 중심 가치라는 것을 이제야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

청렴이란 끊임없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청렴한 사회의 구현은 개인의 양심에만 맡겨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자신을 스스로 진단하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자정 능력을 키워나가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고 나 혼자 노력한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인 합의를 통해 공통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한 적극적인 참여로 함께 신뢰를 쌓아갈 때, 비로소 청렴한 세상은 밝아올 것이다.

따라서 청렴을 단순히 공직자의 부정부패에 대한 반의어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하며, 시민이 동참해 각계각층을 하나로 아우르는 사회통합 과정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외부 참여확대로 부패 예방과 청렴성 제고를 위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외부통제 시스템이 청렴시민감사관 제도다. 청렴시민감사관 제도는 국민권익위원회가 2010년 9월 공공기관의 투명성 및 청렴성 제고를 목적으로 ‘청렴옴부즈만 설치·운영 계획’을 수립·시행하고, 이를 ‘공공기관의 부패방지 시책평가’에 포함하면서 확산하기 시작했다.

이런 영향으로 오늘날 각급 기관은 부패 취약분야에 대한 통제 시스템의 하나로, 시민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감시·조사·평가하는 청렴시민감사관 제도를 도입해 활성화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시민의 교육행정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청렴하고 신뢰받는 울산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2019년 1월에 청렴시민감사관 제도를 도입했다. 청렴시민감사관 제도 도입 이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청렴문화 확산 프로젝트를 전개했고, 학부모 및 시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하면서 청렴의지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여왔다.

올해 1월 2년 임기를 마친 제1기 청렴시민감사관의 주요 활동을 간추려 보면, 울산시교육청의 종합감사 44건, 특정감사 9건, 사안감사 5건, 성과감사 1건 등, 총 59개 기관(학교)의 감사활동에 참여했다. 특히, 기관 성과감사에 참여해 프로그램 운영 및 시설에 대한 진단과 효율적 운영을 위한 개선방안 제시와 정책제언을 했고,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민원감사에 참여해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재발방지책을 만들어 제시하는 등 객관적인 시민의 입장으로 감사활동에 참여해 감사의 공정성을 높였다.

이외에도 청렴인식 내면화를 위한 각종 연수 및 워크숍, 민관 청렴협의체 활동, 청렴 캠페인 등을 실시했다. 이와 같은 활동은 시민과 함께하는 청렴사회 구현과 청렴한 울산교육행정 실현에 많은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정한 과정을 기본으로 한 청렴한 세상에 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요즘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건으로 얼룩지는 현실은 청렴한 세상으로 향하는 우리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맑고 깨끗한 마음이 청렴한 세상을 꽃피운다’ 공직사회를 향한 청렴의식 요구와 기대가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확산되어, 함께 만들어가는 청렴한 세상, 아름다운 세상의 주인공이 되길 기대해 본다.

황영창 울산시교육청 청렴시민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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