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후보 득표율 41.64%로
나경원과 5%p 이상 격차
안철수와 단일화 협상 수순
박 후보 득표율 53.4%로
박성훈·이언주에 크게 앞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국민의힘 후보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부산시장 후보로 박형준 전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진석)는 4일 후보 경선 결과 오 후보가 41.64%의 득표율로 나경원(36.31%), 조은희(16.47%), 오신환(10.39%) 후보를 눌렀다고 발표했다.
부산시장 보선 후보로 선출된 박 후보는 53.40%의 득표율로 박성훈(28.63%), 이언주 후보(21.54%)에 낙승을 거뒀다.
이번 경선은 지난 2~3일 응답자의 지지 정당을 고려하지 않는 ‘100% 일반시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시장 경선에선 나경원 전 의원이 우세하지 않겠느냐는 관측과 달리, 오세훈 후보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는 저력을 보였다.
오 후보는 앞서 4명의 후보를 추린 예비경선에서 나경원 후보에 뒤져 2위를 기록했지만 ‘100% 일반시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본 경선에선 나 후보가 여성가산점 10%를 받았음에도 5%p 이상 격차로 승리했다.
보수층 등 국민의힘 지지층이 중도로의 외연 확장성과 야권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전략 투표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오 후보는 후보직 수락연설에서 “중압감에 사실 어깨가 매우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 후보는 “지난 10년 동안 많이 죄송했다”며 “격려해주시는 시민을 뵐 때면 더 크게 다가오는 죄책감, 책임감을 가슴에 켜켜이 쌓으며 용서를 받을 수 있는 날을 준비해왔다”고 했다.
박형준 후보는 “이번 부산시장 선거는 대한민국 정치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선거다. 전임 시장의 견제받지 않은 잘못된 권력 횡포로 인해 빚어진 이 선거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국민이 보여주셔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서울시장 보선 보수 야권 단일화와 관련,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두 후보는 곧바로 단일화 협상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번 협상에선 여론조사 문항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태까지는 국민의힘이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를, 안 후보 측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붙었을 때 누가 가장 경쟁력 있는지’를 조사 문항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져 왔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오픈 프라이머리’ 제안이 나오지만, 당내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고 안 후보 측도 반대해 100% 일반 시민 여론조사를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별개로 오 후보가 경선 토론에서 ‘정치적 결단에 의한 단일화’를 언급한 것도 눈에 띈다.
앞서 안 후보와의 ‘서울시 연립 정부’ 구상을 밝혔던 오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만으로는 지지층을 하나로 모으기 힘들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안 후보가 호응한다면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이전에 서울시 공동 운영에 관한 양자간 합의가 도출될 수도 있다.
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될 경우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 내지 합당해 기호 2번으로 출마할지, 기호 4번을 고수할지도 관건이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