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총장 사퇴후 32.4% 1위

민주, 당혹감 속 평가절하

“고건·반기문도 훅 갔다”

국민의힘 ‘윤풍’에 반색

“尹, 호랑이 등에 올라타”

여야 정치권은 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지지율이 총장직 사퇴를 계기로 수직 상승했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엇갈린 평가를 내놓으면서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반기문처럼 훅 추락 할 것”이라는 반응과 함께 내부에선 당혹감도 드러났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풍(윤석열 바람)이 불어닥쳤다. 이제야 해볼 만하다”는 말이 오가면서 온종일 들썩였다.

◇윤석열 지지율 수직상승

이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따르면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이 32.4%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4.1%, 이낙연 대표가 14.9%였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7.6%), 정세균 국무총리(2.6%),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2.5%)이 뒤를 이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67.7%)과 보수성향층(50.9%)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45.4%)과 50대(35.3%)에서, 지역별로는 서울(39.8%)과 대전·세종·충청(37.5%), 대구·경북(35.3%)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여야 평가 극과 극

민주당은 이날 윤 전 총장의 대권 지지율의 의미를 평가 절하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당혹감 속에서 여론 흐름을 주시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SNS에 “한때 반짝 지지율 1위였던 고건도 갔고, 김무성도 갔고, 반기문도 훅 갔다. 윤석열의 반짝 지지율 1위는 조만간 가뭇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훈식 의원은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에 대해 “이후에는 등락이 굉장히 오르내릴 가능성이 많다. 현 기득권에 대항해 싸우는 포지셔닝으로 얻는 포인트가 있다면, 본인을 검증하며 떨어지는 것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에선 과거 야권 주자가 부각될수록 여권이 1위 후보 중심으로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났던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 지사가 그동안 ‘윤석열 이슈’와 거리를 둬왔기에, 이번 계기에 윤 전 총장과 본격 각을 세울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낙연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단기적 현상일 수도 있고, 좀 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권 탈환에 대한 기대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잘 잡은 것 같다. 이제 야권으로 편입된 윤 전 총장이 자기 나름의 목소리를 내면 그 자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취재진과 만나 윤 전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권의 법치주의 파괴나 수사권 박탈, 이런 데 (국민의힘과) 입장을 같이해서 협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윤석열 대망론’을 주창해 온 정진석 의원은 “윤석열은 국민이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고, 이제 혼자선 못 내린다”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