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모든 대통령 임기말 고행
지지율 10%대 이하로 추락
文, 지지율 40% 아직 공고
부동산·檢과 대립 등 악재
레임덕 없는 완주 여부 주목

2022년 3월9일 예고된 차기 대선이 정확히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사진) 대통령의 마지막 행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에선 문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 속에 역대 대통령들이 겪은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을 피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성난 부동산 민심과 검찰과의 아슬아슬한 대립 등 대형 악재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기대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 5년차에 예외없이 리더십 공백 사태에 부닥치며 ‘고난의 행군’을 했다.

대부분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측근 비리, 당청간 충돌 등으로 레임덕이 촉발됐다.

5공 청산과 여소야대 지형 탓에 임기 초부터 ‘물태우’라는 오명을 얻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은 주류가 된 김영삼 상도동계의 흔들기와 당 내분, 수서지구 특혜 사건으로 국정 장악력을 상실했다. 5년차 지지율(한국갤럽 조사 기준)은 15%선까지 내려앉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 역시 한보사태와 차남 현철 씨의 구속에 이어 IMF 외환위기 사태까지 맞닥뜨리며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했다. 5년차 1분기 지지율은 14%, 4분기 지지율은 6%에 머물렀다.

김대중 전 대통령 또한 진승현 게이트와 세 아들의 구속 등 각종 비리와 맞물린 동교동계의 몰락과 북한의 무력 도발, 건강 악화까지 겹쳐 하루하루가 힘든 임기말을 보냈다. 5년차 1분기 지지율은 33%, 4분기 지지율은 24%로 이전 대통령들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탄핵사태 등 다사다난한 임기 초반을 보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연정 발언 등으로 인한 당청 갈등과 ‘황태자’였던 정동영계의 반기, 친형 건평 씨의 금품수수 의혹 등으로 국정 동력을 상당부분 상실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저축은행 비리사태로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구속되고 최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비리에 연루되며 타격을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임기 4년차인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5년차에 들어가기도 전에 국정운영 권한을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에게 넘겨야 했다. 마지막 지지율 조사였던 2016년 12월의 국정지지율은 5%에 머물렀다.

문 대통령의 경우 적어도 현재까지는 이전 대통령들과는 다른 궤적을 밟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기 초 80%를 상회하던 지지율이 많이 하락하기는 했으나, 가장 최근인 지난 5일 발표된 조사(2~4일 전국 1002명 대상,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40%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레임덕 없는 완주’를 기대하기에는 뇌관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