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문화·자연·복합유산으로 구분

▲ 노르웨이 ‘알타의 암각화’

세계유산 문화·자연·복합유산으로 구분
문화유산은 역사·예술적 가치 따지지만
다양한 경관·식물종·인류의 흔적 등
자연유산 ‘자연의 기념물’에 더 방점둬
원주민 세계관 담긴 콜롬비아 ‘재규어…’
인간 진화 그려진 알제리 ‘타실리…’ 등
복합유산 문화·자연 특징 동시 충족해야

문화재청과 울산시는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 시점을 2025년 7월로 잡고있다. 만약,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 등이 있는 울산 대곡천 일원이 목표연도에 등재된다면 전 세계 암각화 중 36번째 세계유산이 되는 것이다. 한국은 아시아권에서 중국에 이어 2번째로 선사인이 남긴 암각화를 세계유산에 등재시킨 국가가 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구분된다. 지난 회차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에 속하는 ‘세계의 암각화’ 25건을 살펴봤다.

이번 회에는 자연유산과 복합유산에 속하는 암각화 세계유산을 살펴보려 한다.

문화유산은 기념물, 건축물, 기념 조각 및 회화, 고고 유물 및 구조물, 금석문, 혈거 유적지 및 혼합유적지 가운데 역사, 예술, 학문적으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는 유산이다. 또 역사상, 미술상 같은 가치가 있는 건조물이거나 역사상, 관상상, 민족학상 또는 인류학상 탁월한 가치를 지닌 고고 유적군이 해당된다.

그에 비해 자연유산은 무기적 또는 생물학적 생성물들로부터 이룩된 ‘자연의 기념물’이라는데 더 방점을 둔다. 한 마디로 자연미의 시각에서 볼 때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정확히 드러난 자연지역이거나 자연유적지 여부가 등재 여부를 판가름한다. 지질학 및 지문학(地文學)적 생성물과 이와 함께 위협에 처해 있는 생물 종의 자생지로서 보존상, 미관상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마지막 복합유산은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의 특징을 동시에 충족하는 유산이다.

▲ 팔라우 ‘록아일랜드 남쪽의 석호’

◇자연유산 3건

1985년 등재된 노르웨이 ‘알타의 암각화’는 북극권 근처의 알타 피오르(Fjord)에 있는 대규모 유적이다. 상당히 먼 곳이지만, 울산시민들에겐 익숙한 명칭이다. 울산암각화박물관 등에서 세계의 암각화 관련 세미나를 개최할 때 등재과정이나 유산내용이 수차례 발표됐기 때문이다. 그 중 트롬쇠 지방의 알타 피오르에 있는 암각화는 상당히 이른 시기인 1967년부터 연구되기 시작했다. 기원전 4200년~기원전 500년의 인류가 정착한 흔적을 보여준다.

니제르의 ‘아이르와 테네레 자연보존지역’은 1991년 등재됐지만, 바로 이듬해인 1992년 곧바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이 됐다. 면적이 무려 770만㏊에 이르고 다양한 경관, 식물종, 인류의 흔적, 그리고 야생동물군이 혼합돼 있다

가봉 ‘로페 오칸다 생태계 및 잔존 문화 경관’은 열대우림과 사바나 환경이 특이하게 인접해 있다. 이곳에는 반투(Bantu)족을 비롯한 여러 종족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남겨놓은 구릉, 동굴 주거지들이 광범위하게 보전돼 있다. 그 중에는 암각화 1800여 점도 포함된다.

▲ 콜롬비아 ‘치리비케테 국립공원-재규어의 말로카’

◇복합유산 7건

콜롬비아 ‘치리비케테 국립공원-재규어의 말로카’의 바위그림은 원주민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탁월한 증거다. 치리비케테는 오늘날까지도 여러 부족들에게 신화적 중요성을 지닌 곳으로 여겨지며 ‘동물들의 위대한 고향(Great Home of the Animals)’으로 불린다. 테푸이고원의 암벽거처 60군데에는 약 7만5000여점의 그림문자가 남아 있다. 이 암각화에는 사냥과 결투 장면, 춤을 추는 의식 장면 등이 묘사돼 있다. 권력과 다산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재규어 숭배 신앙과도 관련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알제리 ‘타실리 나제르’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사시대 동굴미술 중 하나이다. 바위그림과 암각화 1만5000여 점이 남아 있는데, 기후 변화와 동물의 이동, 기원전 6000년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 사하라 사막 주변에서 일어난 인간 생활의 진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멋진 경관으로 흥미를 끌며, 특히 사암(砂巖)이 침식되어 생긴 ‘바위숲(forests of rock)’이 유명하다.

이와 함께 묘지유적, 암각예술과 함께 약 3000년의 섬 지역 공동체 문화를 대변하는 팔라우 ‘록아일랜드 남쪽의 석호’, 2만여 점의 비문과 2만5000여 점의 암각화를 포함한 요르단 ‘와디럼 보호구역’도 있다.

특이하게도 복합유산 중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유산이 3건이나 된다. ‘울루루-카타추타 국립공원’은 광활한 붉은 모래 평원에 형성된 웅장한 지질 구조가 특색이다. 거대한 단일 암석인 울루루와 울루루 서쪽에 있는 바위 돔 카타 추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류 사회가 지켜 온 전통 신앙 체계의 일부를 이룬다. 이는 적어도 3만년 동안 중단 없이 그 곳에 인류가 거주해 왔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카카두국립공원’은 4만년 이상의 인류생활사를 알려준다. 동굴 벽화, 암각화, 고고학 유적들은 사냥과 채집을 하던 선사시대 사람들부터 오늘날 거주하는 원주민들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에서 살아 온 사람들의 기술과 삶의 양식에 대한 기록이다. 마지막 ‘태즈메이니아 야생지대’의 돌 도구와 채석장, 동굴 거주지로 구성된다. 동굴 세 곳에서 발견된 암각화는 의식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스텐실 기법의 그림이 가장 두드러진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전세계 ‘암각화’ 세계유산 모두 35건 (2019년 기준)
유네스코
세계유산
(총 35건)
문화유산
(25건)
이탈리아 발카모니카의암각화 (등재연도 1979년) 리비아 타드라르트 아카쿠스 암각화유적(1985년) 브라질 세라 다 카피바라 국립공원(1991년) 멕시코 시에라 데 산 프란시스코의 암각화(1993년) 스웨덴 타눔암각화(1994년) 스페인 이베리아반도 지중해 연안의 암각화(1998년) 포르투갈-스페인 코아계곡의 선사시대 암각화(1998년 등재·2010년 확장) 중국 다쭈암각화(1999년) 아르헨티나 리오핀투라스암각화(1999년) 포르투갈 알투도루 와인산지(2001년) 보츠와나 초딜로(2001년) 짐바브웨 마토보 언덕(200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마푼구베 문화경관(2003년) 인도 빔베트카의 바위 은신처(2003년) 말라위 총고니 암각화유적(2006년) 탄자니아 콘도아 암석와 유적(2006년) 아제르바이잔 고부스탄암각화문화경관(2007년) 나미비아 트웨펠폰테인 암각화 지대(200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리흐터스펠트 문화 및 식물경관(2007년) 키르기스스탄 술라이만투 성산(2009년) 몽골 알타이의 암각예술군(2011년) 사우디아라비아 하일지방의암각화(2015년) 중국 줘쟝화산 암벽화 문화경관(2016년) 캐나다 라이팅온스톤·에이시내피(2019년) 스페인 리스코 카이도와 그란 카나리아 섬의 성산 문화경관(2019년)
자연유산
(3건)
노르웨이 알타의 암각화(1985년) 니제르 아이르와 텐네레 자연보존지역(1991년) 가봉 로페 오칸다 생태계 및 잔존 문화경관(2007년)
복합유산
(7건)
오스트레일리아 카카두국립공원(1981년 등재, 1987년·1992년 확장, 2011년 수정) 알제리 타실리 나제르(1982년) 오스트레일리아 태즈메이니아 야생지대(1982년 등재·1989년 확장·2010년 수정) 오스트레일리아 울루루-카타추타 국립공원(1987년 등재·1994년 확장) 요르단 와디럼 보호구역(2011년) 팔라우 록아일랜드 남쪽의 석호(2012) 콜롬비아 치리비케테 국립공원-재규어의 말로카(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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