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 울주군 청량읍 율리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부지 전경. 경상일보 자료사진

울산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농수산물 도매시장 이전 사업이 국비 공모 사업에 선정되며 본격적인 건립 절차에 들어갔다. 시는 울주군 청량읍 율리 일원에 들어서는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영남권 거점 도매시장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도농 복합 신성장 거점 행복 타운을 조성한다는 방침이어서 율리 일원을 중심으로 한 청량읍과 인근 웅촌면의 발전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시설 노후·잦은 화재 등에
市, 시장 이전·재건립 결정
접근성 등 최적의 조건 갖춘
청량읍 율리 일원으로 선택

정부 현대화 공모사업 선정돼
사업비 1928억 중 271억 확보

코로나 영향 유통환경 새국면
비대면 온라인거래 확충 위해
시설·장비 고도화 등 추진키로

주변 73만여㎡ 공영개발 등
도매시장 중심 행복타운 조성
웅촌·삼동 발전 가능성 기대

◇접근성 탁월하고 확장 가능성 높은 입지

국·시비 71억원을 투입해 지난 1990년 3월 삼산동에 개장한 울산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하루 3만9000t의 거래 물량을 시작으로 2000년 10만9000t이라는 최대 거래 물량을 기록하는 등 울산 농수산물 거래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던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주차공간과 저장·거래 공간 부족 등의 약점으로 성장에 한계를 보였고, 시설마저 노후화돼 잦은 화재가 발생하는 등 시설 현대화 및 이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시는 2019년 2월 도매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에 들어갔고, 용역 결과와 여론 수렴 등을 종합해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이전·재건립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구·군 공모를 통해 북구 시례동, 신천동, 송정택지지구, 남구 상개동, 울주군 청량읍 율리, 언양읍 반송리, 범서읍 입암리 등 총 7곳의 후보지를 접수했고, 전문가 평가를 실시해 청량읍 율리 일원을 최종 선택했다. 율리는 후보지 중 농수산물 수집·분산 기능을 고려한 광역 접근성과 시장 접근 용이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장래 확장 가능성에서도 호평 받는 등 중앙도매시장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는 타당성 용역을 마무리한 뒤 지난해 10월 정부의 공영 도매시장 시설 현대화 국비 공모사업에 도전해 지난달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총 사업비 1928억원중 271억원(14.1%)의 국비를 확보했다. 시는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와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2024년 착공해 2026년 개장할 계획이다. 부지 면적은 21만7000㎡, 건물 5만4000㎡ 규모로 청과동과 수산동, 물류동, 직판동 등을 조성한다.

▲ 송철호 울산시장이 지난 2월 울주군 청량읍 율리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부지에서 율현지구 도시개발사업과 유통 거점형 복합개발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상일보 자료사진

◇영남권 거점 도매시장 도약 구상

시는 신설 도매시장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비대면 온라인 거래를 확충하는 등 율리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영남권 거점 도매시장으로 도약시킨다는 방침을 세웠다. 도매시장임에도 소매 기능이 기형적으로 발달했던 삼산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전례를 감안해 도매시장 본연의 기능을 확대하고 새로운 물류 기능을 추가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수산물 유통 환경이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비대면 온라인 거래 확대, 온·오프라인 물류기지 역할 수행을 위한 물류기능 강화 등 공영 도매시장의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집하와 분산, 이송, 보관 등의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시설과 장비 고도화를 추진하는 것은 물론, 선별과 가공, 배송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설계에 반영키로 했다.

시는 또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 개발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시는 농수산물 도매시장 개장 시기인 2026년까지 4500억원을 투입해 율리 농수산물 도매시장 주변 73만여㎡를 공영개발 방식으로 개발한다. 사업 시행은 울산도시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담당한다.

시는 유통 거점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군청 소재지의 행정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고 정주 환경이 양호한 ‘행복타운’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국토교통부와 개발제한구역 해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시는 행복타운에 농수산물 도매시장 종사자와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 시설과 업무지원 시설 등을 갖추고 농촌융복합산업지원센터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도매시장과 연계한 오픈마켓형 농수산물 특화거리를 조성하고 전국 최대 규모의 로컬푸드 전용 쇼핑가공센터도 건립하기로 했다.

◇거미줄 도로망 통해 인근 웅촌·삼동 발전도 기대

민선 7기 울주군 출범 이후 군에 유치된 3가지 대형 사업 중 군 지역 발전과 가장 밀접한 것은 바로 농수산물 도매시장이다. 이선호 울주군수는 농수산물 도매시장과 산재전문 공공병원, 원전해체연구소를 군에 유치하겠다고 공약했고, 모두 유치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산재전문 공공병원은 남구와 경계인 범서읍 굴화리, 원전해체연구소는 부산과 접경인 서생면에 각각 위치해 있고, 시설의 특성상 지역 발전과 직접적인 영향은 다소 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면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군, 특히 소재지인 청량읍과 인근 웅촌·삼동면 등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산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개장 사례에 비춰 짐작할 수 있다.

삼산동은 농수산물 도매시장 개장에 이어 고속·시외버스 터미널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울산의 신시가지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율리에 농수산물 도매시장이 들어서고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행복타운이 조성되면 청량읍은 물론 인접한 웅촌면과 도로 개설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삼동면까지 발전 가능성이 높아진다.

울주군 관계자는 “2035 울산도시기본계획상 청량·웅촌은 산업 기능 강화와 배후 주거단지 조성을 통한 접경지역 인구 유입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며 “농수산물 도매시장과 행복타운 조성이 청량·웅촌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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