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석구 울산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아산 정주영 회장의 서거 20주기를 맞으면서 우리사회는 아산 정주영의 기업가 정신이 더욱 간절히 필요함을 느끼고 있다. 아산 정주영 회장이 보여준 지극정성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도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뛰어난 창의적 예지력을 우리가 배우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로 일자리를 찾아 방황하는 청년들에게도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는 교훈이 되어 주기를 소망해 본다.

정 회장은 저서 ‘이 땅에 태어나서’에서 “인생이란 시련의 연속이며 연속되는 시련과 싸우면서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우리의 삶”이라고 했다. 근대화가 싹트기 시작했던 1930년대에 청년이 본 우리나라 경제사회는 척박하다 못해 암울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청년 정주영이 느꼈던 인생이란 시련의 연속이며 삶이 곧 고행이었을 것이다.

1946년 현대자동차 공업사 설립부터 1947년 현대토건사를 거쳐 1971년 현대그룹 회장에 취임하기까지 정주영 회장이 보여준 도전과 집념 그리고 기업가 정신은 우리 경제에게는 소중한 무형문화재 같은 것이었다.

최근 세계경영과 세계적 현지화(Glocalization) 전략으로 우리나라 대기업의 주요 생산시설을 베트남 등 해외로 옮겨가면서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제조원가 하락을 통해 가격 등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 사회는 정주영 회장과 같은 기업가 정신을 가진 기업인을 예우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과 국가 부를 축적하고, 분담하고 있는 기업을 배려하여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가는데 다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결연한 의지와 열정, 헌신으로 현대그룹을 경영했던 정 회장은 이러한 정신을 임진왜란때 사즉생의 각오로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켜낸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과 유년기에 공부한 명심보감, 대학, 맹자 등 유학에서 배우지 않았을까?

그는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우리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되는 것이고, 나라가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되는 것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현대그룹 전 직원에게 ‘우리’(WE-NESS)라는 의식을 불어넣어 자긍심을 심어주고 근로자들의 잠재력을 일깨워 발휘하도록 했다.

현대그룹 성장의 본향인 울산은 중동지역의 두바이와 같이 동북아지역의 관문과 같은 중요 지리적 요충지이다. 산업수도 울산의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가스산업 및 항만시설 등을 이용하여 시베리아와 중국 동북 3성 자원을 개발하는 전진기지 국제도시로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정주영 회장의 예상은 적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시베리아 가스, 원유, 천연자원을 공동 개발하여 국내 원자재로 이용하면 저렴한 도입원가로 국민 편익을 증대시키고, 생산기업의 수출경쟁력은 향상될 것이기 때문에 시베리아, 동북 3성 자원개발 투자에 국가와 기업, 국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특히, 정주영 회장은 해외 경제학자들이 불가능하다고 예견한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을 창업해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국가의 부를 축적하는데 기여했다. 해외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 도움 없이 자립형으로 창업한 조선산업과 자동차산업은 한국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으며 경제성장률과 무역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오늘날, 우리의 젊은 창업자들은 아산 정주영 회장이 1970년대부터 해외직접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성공한 산업을 교훈 삼아 새롭게 형성되는 신흥 무역시장에서 기업가 정신을 실천하고 무역 증진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주영 회장과 같은 기업인을 육성하여 존경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서로 간의 존중과 배려, 노사정이 삼위일체로 함께하는 상생의 노사문화로 위대한 대한민국, 위대한 한국인으로 성장, 발전하도록 다함께 노력하는 길이 정주영 회장의 고귀한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할 것이다. 강석구 울산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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