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도시의 문제들 해결하고
살기좋은 도시 만드는데 일조할
울산 공공디자인 진흥계획 주목

▲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

심플한 북유럽디자인의 가구, 특정 심벌로 대표되는 IT제품, 세련된 제품 패키지 등에서 디자인이 소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행로와 공원, 공공건축물, 가로시설물, 안내판 등 도시환경의 디자인이 시민의 편의와 심미적 만족감을 높일 뿐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디자인이라하면 보기좋은 아름다움으로 먼저 인식되나, 도시디자인은 단순히 보기좋은 도시꾸미기를 넘어 시민의 편의성 개선과 같이 기능적으로도 충실하고 고유의 도시브랜드를 확립해 상징성을 가지며, 공공성까지 확보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도시디자인은 첫째,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은 디자인 요소를 활용해 사람이 인식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런 행동을 이끌어 범죄를 예방하는 기법으로 공원이나 어린이시설, 학교 설계 등에 많이 활용하고 있는 기법이다. 이 밖에 고원식 교차로 및 도로사인물의 디자인 변경으로 교통사고를 감소시키거나, 교량의 조명과 메시지 표지판 디자인으로 자살률을 줄이기도 하고, 공원 내 벤치 디자인을 새롭게 하고 재배치해 이용객간의 교류를 활성화하기도 한다.

도시디자인의 두 번째 기능은 도시정책을 실현해 활력있는 포용도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 도시정책의 방향은 시민중심의 삶의 질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해 ‘걷고싶은 도시’ ‘고령친화도시’ ‘건강도시’ ‘가족친화도시’ 등 쾌적한 생활환경을 확보하면서 다같이 함께 잘 사는 포용도시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도시전략의 실현에 있어 보행로, 자전거도로, 가로시설물, 간판을 편리하고 심미적으로 디자인하거나, 누구나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공공공간에 적용해 포용적 환경을 만든다. 도시공공공간에서의 디자인 기법 적용 뿐 아니라 공공부문에서 미래신산업과 연관된 디자인 활동을 지원해 산업육성정책에도 활용되고 있다.

세 번째 도시디자인의 역할은 도시를 브랜딩하는 것이다. 도시를 살기좋고 아름답게 가꾸어 시민에게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외부인은 찾아오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도시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다. 여러 유명한 도시의 심벌, 도시특성을 반영한 서체의 개발, 도시이미지를 형상화한 아이콘, 여러 상품에 활용하고 있는 도시캐릭터에서 디자인을 적용한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도시의 역사적 가치를 보전하면서 현재의 감성에 맞게 환경을 바꾸며 도시를 상징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도시환경에 재미를 주는 도시브랜딩이 디자인의 기능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울산광역시가 수립하고 있는 ‘공공디자인 진흥계획’은 큰 의미가 있다. 단순한 예술디자인 영역이 아닌 도시공간, 도시서비스, 도시안전, 미래산업 전환에 있어 디자인은 중요한 요소이며 활용수단이다. 태화강국가정원 상징화 및 이용활성화, 보행환경의 개선, 노후주거지 재생, 문화·복지·교육시설 조성, 산업단지 환경개선, 공원 조성 등 공공사업의 시행과 도시문제 해결에 있어 적극적인 디자인 기법의 활용이 광범위하게 확대되어야 한다. 공공디자인 진흥계획 수립으로 계획적, 행정적 기반은 갖추어지고 있다 할 수 있다. 다양한 도시공간에서의 디자인 기법의 개발과 적용을 위해서는 창의적인 디자인 수법의 적용을 위한 제도적 기반 형성과 함께 공공디자인 인력의 육성, 자유로운 디자인 도출 환경 조성, 디자인 관련 기업의 활동지원 등이 함께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시민의 참여와 관심이 중요하다. 시민이 도시공간을 바라보는 감각적인 눈과 이용 편의성을 느끼는 경험이 향상될수록 울산에서의 삶은 좀 더 풍요롭게 변할 것이며, 포용사회로 한 걸음 더 다가갈 것이다. 이주영 울산연구원 미래도시연구실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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