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석과 2군 출신 김민수
연습경기 맹타 휘두르며 활약
백업멤버 이상 실력 갖췄지만
주전자리에는 비집을 틈 없어

▲ 오윤석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오윤석(29)과 김민수(23)의 활용법을 놓고 허문회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 시즌 롯데는 선수층이 눈에 띄게 두꺼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가장 빛난 건 오윤석과 김민수다.

시범경기 3경기를 치르는 동안 오윤석은 타율 0.750(4타수 4안타), 김민수는 타율 4할(5타수 2안타)에 3타점을 수확했다.

▲ 김민수

반짝 활약이 아니다. 앞선 타 구단과의 연습경기에서도 오윤석과 김민수는 각각 타율 0.348, 0.429의 맹타를 휘둘렀다.

롯데가 지금까지 치른 연습경기(7승 1패)와 시범경기(3승)에서 도합 10승 1패를 수확한 데에는 두 ‘슈퍼 백업’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오윤석은 지난 시즌 후반기의 뜨거웠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갔고, 지난해 2군 타점왕인 김민수는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둘은 올 시즌 괜찮은 백업 이상의 존재로 거듭나고자 하지만 주전을 노리기에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오윤석과 김민수는 주 포지션이 2루수다. 2루수에는 롯데가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안치홍이 버티고 있다.

안치홍은 지난해 부진과 부상에 시달리며 주춤했지만 쌓아온 커리어에서 오윤석, 김민수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안치홍은 롯데와 2+2년 계약을 했다. 올 시즌 성적에 따라 잔류 또는 결별이 결정될 수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집중력으로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세 선수 모두 우타자라 상대 선발 투수의 유형에 따라 출전하는 플래툰 기용도 기대하기 어렵다.

오윤석과 김민수는 둘 다 2루수 외에도 내야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당장 내야 주전들을 대신하긴 어려워 보인다.

유격수에는 대체 불가능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딕슨 마차도가 있고, 3루수에는 차세대 4번 타자 한동희가 자리하고 있다.

오윤석과 김민수에게 주전 기회를 주려고 한다면 사실상 갈 곳은 1루뿐인데, 1루수에는 팀의 간판타자 이대호와 정훈, 베테랑 좌타자 이병규가 있다.

이병규는 좌타 대타감이 적은 롯데에는 귀한 자원이라 엔트리에서 쉽게 빼기 어렵다.

이대호가 지명타자로 가고 정훈이 중견수를 보면 되지만 정훈을 외야로 돌리면 추재현, 김재유, 강로한, 신용수, 최민재, 나승엽 등 외야 유망주들의 기회가 사라진다.

더욱이 수비력을 따져봤을 때 1루수 정훈이 중견수 정훈보다는 팀에 더 도움이 되기에 이 결정도 쉽지 않다.

롯데는 2017~2018년 앤디 번즈, 2019년 카를로스 아수아헤까지 3년 연속으로 외국인 야수를 2루수로 뽑은 팀이다.

지난해에는 유격수를 외국인 야수인 마차도가 맡고, 2루수는 안치홍을 외부 영입해 채울 정도로 내야 자원이 빈약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오윤석, 김민수는 주전들을 위협하는 ‘슈퍼 백업’으로 성장했고, 배성근이라는 수비가 안정적인 백업 유격수도 등장했다.

백업으로 벤치에 묵혀두기에는 타격 재능이 아까운 오윤석, 김민수를 기존 주전들과 어떻게 조화시키며 활용할지 허 감독의 용병술이 중요해졌다.

허 감독은 “고민이 된다”며 “라인업이 9명이 아니라 15명이 됐으면 좋겠다. 방안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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