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보금자리 찾은 은우씨
경상일보-초록우산 연중캠페인

▲ 은우씨가 머무르고 있는 울산의 한 자립생활관.

사회적협동조합 재능기부로
쓰레기더미 집 깨끗하게 청소
울산 소재 자립생활관에 입소
비슷한 처지 청년들 공동생활
심리검사·식습관 개선 지원
취미였던 글쓰기도 다시 시작

본보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는 집다운 집으로 캠페인을 통해 홀로 은둔 생활하던 보호종료아동 출신 은우(본보 지난 5일 8면 보도)씨 사례를 소개했다. 은우씨는 시설 퇴소 이후 자립을 위해 노력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직 등 현실의 벽을 마주하며 점차 마음의 문을 닫게 됐다. 이같은 사연이 소개된 후 민·관과 후원자가 함께 도움을 주면서 은우씨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집다운 집으로 캠페인을 통해 모금된 후원금이 은우씨에게 전달, 미납돼 있던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었다. 또 기존 거주하던 집의 미납된 월세는 보증금으로 해결했고 현재는 임대계약 해지도 완료했다. 기존 거주지의 쓰레기 처리와 원상복구는 울산지역 사회적협동조합 오산건설협동조합의 무료 재능기부 덕분에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었다.

보도 이후 은우씨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일반 주택이 아니라 울산 소재 자립생활관에 입소를 결정한 것이다. 자립생활관은 보호종료아동에게 안정적 주거지를 지원하고, 자립지원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이다. 은우씨가 전입신고를 마친 자립생활관은 만 18~24세 이하 시설 퇴소아동이나 기초생활수급자에 일정 기간 숙소를 제공해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는 은우씨 외에도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준비중인 청년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은우씨는 더이상 ‘홀로서기’가 아니라 ‘함께서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최초 발견 당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 은우씨는 자립생활관 입소 이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최근 자립생활관의 도움으로 심리검사를 받았으며 어린시절 소아당뇨 판정을 받아 꾸준한 건강관리가 필요했던 은우씨는 식습관 개선과 합병증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립생활관 생활을 통해 외로움에서 벗어난 은우씨는 비슷한 연령대의 청년들과 함께 생활해서인지 이전보다 밝아졌다고 주변 관계자들은 전한다. 현재 자립생활관 입소생 중 나이가 가장 많은 은우씨는 새로 들어온 입소생에게 기관 소개를 시켜주는 등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위생적인 측면에서도 자립생활관에서 생활하며 옷과 방 정리를 신경 쓰는 한편 생활습관 개선을 위해 매일 체크리스트를 점검하고 있다.

은우씨는 진로에 대한 꿈도 꾸기 시작했다. 글쓰기가 취미인 은우씨는 그동안 생계를 책임지느라 놓았던 펜을 다시 들었다. 자립생활관에서 진행하는 자립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향후 계획도 고민하고 있다. 자립생활관 입소를 통해 적어도 2년은 안정적으로 보호받으며 생활할 공간을 마련했고, 기초생활수급권자 책정을 위해 관련 심사가 진행 중이다. 집다운 집에서 살아가는 내일을 꿈꾸며 현재 직면해있는 고민들을 하나씩 풀어나갈 계획이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울산지역 아동들이 집다운 집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후원에 동참하고 싶다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울산지역본부(052·275·3456)로 전화 혹은 QR코드로 접속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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