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숙현 한국주택금융공사 울산지사장

“요즘 젊은 사람들은 돈 빨리 벌어 조기은퇴가 꿈이라지만, 나는 따박따박 월급 받던 때가 진짜로 그리워.”

나빠진 경제상황이 계속되면서 은퇴자들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코로나 19로 대면접촉이 두려워 집에만 있다는 어르신이 늘어나고 있다. 어르신 일자리 참여도 망설이면서 소득이 더 줄었다고 하소연 하는 어르신들을 자주 뵙게 된다.

사실, 100세 시대 도래로 철저한 노후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은퇴 후에도 매달 꾸준한 소득이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특히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매달 받는 월급에서 교육비, 식비, 통신비 등과 같은 필수적인 지출에 충당하는 것도 넉넉하지 않은데 내 집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라면 대출이자까지 갚아야하니, 먼 미래인 노후까지 미리 대비한다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대부분 이렇게 중장년을 보내고 노후를 맞게 되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설령 지금껏 준비가 부족했다 하더라도 길어진 노후 생활을 위해 이제라도 무엇인가 반드시 준비해야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고 보다 나은 노후 생활을 위한 출발점의 하나로 주택연금 가입을 권해드리고 싶다.

주택연금은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소득이 부족한 어르신들이 평생 또는 일정기간 동안 안정적인 수입을 얻으실 수 있도록 집을 담보로 맡기고 자기 집에 살면서 매달 국가가 보증하는 연금을 받는 제도이다. 평생 동안 본인과 배우자 모두에게 거주를 보장하고, 부부 중 한 분이 돌아가신 경우에도연금감액 없이 100% 동일금액의 지급을 보장하므로 연금지급 중단의 위험이 없다. 그리고, 나중에 부부 모두 사망 후 주택을 처분해서 정산하면 되고 연금수령액 등이 집값을 초과하여도 상속인에게 청구하지 않으며, 반대로 집값이 남으면 상속인에게 돌려주게 된다.

이해하기 쉽도록 예를 들면, 70세 어르신이 3억원의 집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매달 92만원을 평생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즉, 은퇴 후 매달 새로운 고정 수입이 발생하여 윤택한 노후 생활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주택연금은 2007년 7월 출시되어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가입자가 총 8만명을 넘어섰고, 평균 월지급금은 103만원에 이른다. 출시 이후 꾸준한 제도개선을 통해 주택연금 가입연령을 만55세 이상으로 낮추고, 주거용 오피스텔도 가입대상에 포함시켰으며, 최근에는 주택가격 상승을 고려하여 공시가격 9억원 이하로 대상주택을 확대하였다. 그 결과, 주택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도 1만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신규로 주택연금에 가입하여 준비된 노후생활을 선택하였다.

다만, 여전히 전체 가입자의 과반수가 수도권 지역 가입자로 나타나며, 울산지역은 1.3%에 그쳐 5대 광역시 중 가장 낮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특히, 울산지역은 주택공급 부족, 조선 등 주력산업 회복과 풍부한 유동성 등에 힘입어 최근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였고, 일부 지역은 과열 양상으로 치달아서 조정지역으로 지정되기까지 했다.

주택연금 연금수령액이 가입 당시 주택가격과 부부 나이에 따라 결정되다 보니 주택가격이 이미 오르고, 정부의 각종 규제 영향으로 향후 집값이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지금이 주택연금 가입의 적기가 아닐까 한다. 만약 집값이 지금 보다 더 올라가더라도 상승에 따른 상당액은 자녀에게 상속으로 귀속될 수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지금이라도 평생토록 매달 새로운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 가입을 망설일 필요가 없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류숙현 한국주택금융공사 울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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