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상헌 문화부 차장

연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울산도 최근 북구 사우나발 감염자 확산의 영향으로 많게는 하루 두 자릿수가 넘는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울산시 보건당국도 확진자가 속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실상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울산의 의료 인프라와 방역 체계에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울산이 2.4명으로 전국 12위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3.0명)에 인천(2.5명)과 함께 특·광역시 중에서는 유이하게 평균을 넘지 못했다. 서울은 4.5명으로 전국 1위다. 인근 대구(3.5명)와 부산(3.4명)만 하더라도 평균을 넘어서 각각 4위와 5위에 랭크됐다.

게다가 전체 45곳의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말할 것도 없다. 그나마 지난해 울산대학교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 재지정 되며 ‘지난 몇 년 상급종합병원 한 곳도 없는 도시’라는 불명예를 탈출했다.

울산의 경우 의료 인프라뿐만 아니라 코로나 대응에서도 현장 의료진의 피로도가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울산은 코로나 대응 최전방을 맡은 보건소는 5곳, 보건지소는 8곳, 보건진료소는 11곳 등 총 24곳이 운영되고 있다. 반면 인근 부산의 경우 보건소 16곳, 보건지소 11곳, 보건진료소 5곳 등 총 32곳이 가동된다. 선별진료소가 운영되는 보건소만 하더라도 울산의 세 배가 넘는다. 게다가 보건소를 포함해 각 구·군별로 병원급에 설치한 선별진료소만 하더라도 울산은 중구 2곳, 남구 4곳, 동구 1곳, 북구 2곳, 울주군 2곳 등 총 11곳인데 반해, 부산은 46곳이 운영되고 있다.

안전한 환경을 갖춰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자가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호흡기 전담클리닉도 울산에 8곳이 지정돼 있지만, 부산엔 약 세배 정도에 달하는 23곳이 지정돼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보호를 받으며 진료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국민안심병원 역시 부산은 22곳이 지정됐지만, 울산은 8곳으로 호흡기 전담클리닉과 같은 병원들로 지정·운영되고 있다.

이제 다음 달부터는 각 구·군별 예방접종센터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 접종도 연말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한정된 의료 인력·인프라 상황에선 피로 가중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감염병에 의한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울산지역 공공의료와 방역 인프라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울산시는 정부를 향해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국립대병원과 공공의료원이 모두 없는 울산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울산 공공의료원’을 설립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다만 울산 공공의료원 설립 위치는 지역균형발전에 따른 배분이 아니라 주 이용층이 될 의료취약계층, 저소득층, 노인 등이 접근하기 편의한 곳으로 정해져야 한다. 나아가 잠시 중단됐던 의대 설립과 정원 확충, 노력도 꾸준히 해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울산 의료 인프라가 더욱더 단단해질 수 있다. 전상헌 문화부 차장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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