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클래식서 첫우승 거둬
LPGA 진출이후 통산 21승
4승 추가땐 박세리와 타이
올림픽 출전권 확보 안정권

▲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IA 클래식에서 우승한 박인비가 트로피를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골프 여제’ 박인비(33)가 올해 처음 출격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로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박인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60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KIA 클래식(총상금 180만달러)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공동 2위 에이미 올슨과 렉시 톰프슨(이상 미국·9언더파 279타)을 5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27만달러(약 3억550만원).

박인비는 1~4라운드 내내 단독 선두를 유지하며 우승에 이르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박인비가 공동 선두를 한 번도 내주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우승은 지난해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이후 1년 1개월 만에 거둔 박인비의 개인 통산 21번째 우승이다.

4승을 더하면 박세리(44·은퇴)가 보유한 한국인 LPGA 투어 최다승 기록인 25승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KIA 클래식에서는 2010·2016·2019년 3차례 준우승만 했다가 11번째 출전인 올해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고진영은 이날 2타를 줄이고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4위를 차지, 직전 대회인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한 수모를 씻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LPGA 투어에 뛰지 않았던 김효주는 약 1년 4개월 만에 출전한 대회에서 이민지(호주)와 함께 5위(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차지했다. 유소연(31)과 양희영(32), 신지은(29), 허미정(32)은 최종 4언더파 284타로 공동 12위를 기록했다.

경기 후 박인비는 “시즌 첫 대회이니 어느 정도 긴장감을 가진 채 플레이했고, 중간에 다소 흔들린 홀들도 있었다”면서도 “16번홀 이글에 성공하면서 우승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18번홀이 어려워 경기를 마치는 순간까지 최대한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글 퍼트를 떠올리면서는 “30~40피트(약 9~12m) 정도였다고 생각한다”며 “투 퍼트를 목표로 했지만, 길을 완벽하게 읽어서 그림처럼 들어갔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쉬었던 박인비는 3개월 만에 출전한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한국인 선수의 첫 우승이기도 하다.

박인비는 “2021시즌 한국 선수 첫 승의 물꼬를 틀 수 있어서 기쁘다”며 “앞으로도 좋은 소식 많이 들려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올림픽 2연패 도전에도 파란불을 켰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는 이번 우승으로 올해 도쿄올림픽 출전권도 예약 수순에 들어갔다.

도쿄올림픽에는 6월 말 세계랭킹 기준으로 한 나라에서 상위 2명씩 출전할 수 있다. 세계랭킹 15위 내에 2명 이상의 선수가 들어 있는 나라는 15위 내에서 최대 4명 나갈 수 있다.

박인비는 세계랭킹 4위로,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 1위 고진영(26), 2위 김세영(28)을 이어 3번째로 랭킹이 높아 안정권에 있다. 세계랭킹 8위 김효주(26)가 뒤를 잇고 있다.

또 다음 주(4월2~5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을 앞두고 절정의 감각을 끌어 올려 메이저 개인 통산 8승 기대도 부풀렸다.

박인비는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대회 전에 아버지께서 내가 이번 주(KIA 클래식)와 다음 주(ANA 인스피레이션) 대회에서 우승하는 꿈을 꾸셨다고 얘기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는데, 꿈의 절반이 맞아떨어진 것 같아서 기쁘다”며 기대했다.

박인비는 LPGA 설립자 중 한 명인 고(故) 매릴린 스미스(미국)의 21승에 도달했다. 21승은 LPGA 투어 역대 25번째 다승 기록이다.

4승을 더하면 박세리(44)의 한국인 최다 25승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박인비는 박세리에 대해 “그녀는 모든 것의 선구자였다. 한국 여자 골프 선수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LPGA 투어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를 해줬다”며 “그녀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은 늘 굉장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인비는 “누군가의 기록을 이기려는 이유로 골프를 하지는 않는다”라며 박세리의 기록을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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