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내 경쟁상대는 포르투갈이나 폴란드 골키퍼입니다』 지난달 9일 미국과의 평가전을 계기로 히딩크호에 재승선한 김병지(32.포항 스틸러스)는 14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의 힉맨필드에서 오전훈련을 마친 뒤 팀내 주전경쟁을 묻는 질문에 「오만」에 가까운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병지는 지난 11월까지 사실상 붙박이 골키퍼였던 이운재(상무)에다 김용대(연세대), 권정혁(울산 현대)이 가세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후배들에게도이제는 포르투갈과 폴란드 골키퍼들을 생각하자고 독려한다』며 태연히 말한다.

 김병지를 이야기하면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약 300일간의 징계(?)를 야기한지난해 1월 홍콩칼스버그컵 파라과이전에서의 실수.

 미드필드로 돌진하다 볼을 빼앗긴 이때의 실수로 전통 골키퍼의 경계를 넘는 그의 과감한 플레이는 히딩크 감독의 눈에 「신중치 못한 쇼맨십」으로 찍혀 한동안 태극마크를 멀리해야했다.

 이날 김병지는 이런 아픈 기억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듯 종종 전매특허인 과감한전진수비로 볼을 걷어내는 장면을 연출했고 이를 보던 한 코치는 『저 녀석 또 찍힐려고 저런다』며 걱정스런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병지는 『감독은 내가 전진하는 것 자체를 문제삼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되 수비수들과의 조화를 이룰 것을 주문한다』며 파라과이전의 악몽에 전혀 괘념치 않는 표정이다.

 이번 훈련기간 김병지를 포함해 4명의 골키퍼를 불러들인 히딩크 감독도 그에대해 상당히 좋은 평가를 했다.

 히딩크 감독은 『좀더 신체적으로 강해질 필요가 있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병지는 그 당시 실수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면서 지금은 나의 요구를 비교적 잘 이해하고있으며 또한 신중해 졌다』고 말했다.

 벌써 시선을 본선무대에 고정시켜 놓은 김병지가 후배들의 추격 속에 대표팀의골문을 지킬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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