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버스 - 정강혜
저녁 무렵 버스 한 대 힐끔힐끔 절며간다
십이 번 확진자가 탔다는 이유 하나
고열은 홀로 앓고 가렴 노을노을 부탁해

▲ 김정수 시조시인

들릴 듯 말 듯 버스가 정류장을 외면하고 지나간다.

확진자의 고통이 전이 되었나보다. 해거름을 놓칠세라 뒤따르는 꽁무니가 힘겹기 그지없다.

요즘은 문 밖이 무섭다. 어디에도 안전지대가 없다.

이웃과도 단절된 지 오래. 코로나의 끝은 언제쯤 오려는지. 붉게 지는 노을 따라 훨훨 사라져야 하거늘. 무심한 밤벚꽃이 눈물겹게 찬란하다. 김정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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