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조훈현 역할은 이병헌
제자 이창호는 유아인 맡아
옛 울주군청사 등 울산서 촬영

▲ 이병헌, 유하인(왼쪽부터)

스승과 제자이자 라이벌이었던 한국 바둑의 두 전설, 조훈현(이병헌)과 이창호(유아인)의 피할 수 없는 ‘승부’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살아 있는 바둑계의 전설’ 조훈현은 1962년 9살로 바둑계에 입단했다. 1982년 한국최초로 9단에 오르고 제11~14, 16~24기 왕위전, 제13~28기 패왕전, 제1~5기 대왕전 등 셀 수 없이 많은 대회에서 우승했다. 바둑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그는 공격적인 바둑을 구사했다. ‘돌부처’ 이창호는 1984년 9살에 조훈현의 내제자로 들어갔다. 내제자란 스승의 집에서 숙식을 함께하는 제자를 말한다.

1989년 응씨배 승리로 세계 1인자가 된 조훈현 9단은 이듬해 열다섯살이 된 제자 이창호에게 그만 패했다. 전국규모의 공식기전에서 처음으로 이창호가 조훈현을 꺾은 것이다. 극적인 ‘반집승’이었다. 당시 이창호가 “선생님, 죄송합니다”라고 한 말이 오랫동안 회자됐다.

영화 ‘승부’에서 배우 이병헌과 유아인은 바둑의 전설이자 스승과 제자이며 운명적인 라이벌이었던 조훈현 9단과 이창호 9단을 각각 연기했다.

두 사람이 연기호흡을 맞추는 건 ‘승부’가 처음이다. 이병헌은 아들처럼 키우던 제자가 라이벌이 돼 승부를 펼쳐야 하는 조훈현 9단의 깊은 감정을, 유아인은 돌부처라 불릴 만큼 감정의 기복을 보여주지 않고 천재적인 수읽기로 바둑세계를 제패했던 이창호 9단을 연기한다. 두 사람의 연기 대결에 영화팬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

이병헌은 최근 SNS를 통해 영화 크랭크업(촬영 종료)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 ‘모두들 고생 많았고 고마웠어요~’ 문구와 함께 바둑판 모양의 케이크, 바둑을 두는 손이 그려진 마카롱 사진을 게재했다.

이 영화는 ‘보안관’을 만든 김형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개봉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편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 3일 영화 ‘승부’의 촬영현장 중 한 곳인 울산시 남구 옥동 옛 울주군청사를 방문해 김형주 감독 등 영화 관계자들을 만났다. 송 시장은 “영화 ‘승부’의 울산 촬영이 지역경제 활성과 울산 홍보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울산에서의 영화 촬영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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