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전세난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전세대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임대인들이 전세를 내놓지 않는 현상이 심화돼 매물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울산의 전세난을 단기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은 없다. 다만 장기적으로 신규 주택을 더 많이 공급해 전세가격을 안정시키는 길 밖에 없다. 그러려면 정부와 울산시가 주택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

울산의 전세난은 지난해 임대차보호법으로 인해 촉발됐다. 전국적으로 다 그렇지만 특히 울산의 전세난은 전국적인 이목을 끌만큼 심각하다. 부동산플랫폼 ‘아실’의 통계에 따르면 8일 기준 울산 전세매물은 1039건으로, 3개월 전(1209건)과 비교해 14.1%나 줄었다. 전국에서 경남(-22.4%)이 가장 많이 감소했고, 그 다음으로 울산이 두번째다. 전세매물 부족은 서민들의 삶에 치명적이다. 특히 남은 매물조차 가격이 급등하면 돈 없는 서민들은 갈 곳이 없게 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4월 첫째주 울산 전셋값 상승률은 0.19%로, 전국 평균(0.13%)보다 높게 나타났다. 울산 아파트 전셋값은 8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5억8000만원에 거래된 남구 대공원한신휴플러스(전용면적 84㎡)는 2월 7억3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지난해 11월 5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남구 신정푸르지오(전용면적 130㎡) 역시 지난 3일에는 6억7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세매물는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전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이같은 현상이 울산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세매물 부족과 전세가격 급등은 새 임대차보호법에서 비롯됐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기존 임차인이 전셋집에 2년 더 머무는 경우가 늘어 전세 매물이 급감한 가운데 4년치 전셋값을 한꺼번에 받으려는 임대인의 ‘배짱매물’이 늘어 전세보증금이 껑충 뛴 것이다.

이사철을 맞아 당장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들은 매물을 찾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전셋집은 통상 3개월 전에 구하는 게 보편화돼 있지만, 원하는 가격의 전셋집을 구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울산시 차원에서라도 시설공단 등을 통해 주택을 계속 공급해야 한다. 대신 울산의 주택시장과 전세시장 등을 면밀하게 살펴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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