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노동자조직 소식지 내고
사상 첫 2차합의안 부결 질타
노조 집행부 전원사퇴 등 요구
집행부 “조합원에 진심 사과”
이달 타결무산땐 3년치 교섭

▲ 자료사진

현대중공업 노사가 2차례 연속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 타결에 실패하면서 현장조직들을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노조 집행부 책임론에 퇴진 요구까지 나오면서 ‘노노(勞勞) 갈등’ 조짐까지 일고 있다.

현대중공업 현장노동조직인 ‘민주혁신연대’는 8일 소식지를 통해 “2년치 잠정합의안이 1차에 이어 2차까지 부결된 결과는 사측은 물론 노조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노사 대표는 지금이라도 과오를 인정하고 민심을 반영하는 대표들로 전원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사상 처음으로 2차 잠정합의안까지 부결되며 조합원들의 민심이 들끓고 있지만 노사 모두 책임 있는 사과 한마디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노사는 지금이라도 구체적인 결과와 성과물을 도출해 조합원이 납득할만한 3차 제시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내부에서는 2차례 잠정합의안이 기본급 동결과 물적분할에 대한 특별 격려금 규모가 조합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부결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두 번의 잠정합의안 부결로 조합원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집행부 총사퇴 등 노조 지도부에 대한 질타와 불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또 다른 현장노동조직인 ‘현장희망’도 유인물을 내고 “잠정합의안이 두 차례나 부결됐는데, 집행부는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며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면 차라리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노조 집행부는 현장 비판 여론이 거세자 8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소식지를 내고 “조합원 가슴에 가득 찬 응어리를 헤아리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분위기 수습에 나섰다. 또 이날 사측에 교섭 재개 요청 공문을 보냈다.

반면 사측은 2차례 연속 부결된 상황에서 교섭 재개에 신중한 모습으로 알려졌다.

노사가 2년치 임단협을 4월내 타결에 실패할 경우 5월부터는 올해 교섭까지 포함해 3년치 교섭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차기 노조 집행부 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현장조직간 세력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노조내 갈등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