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국힘 소속 당선
정치적 이해관계 복잡해져
부울경 공동사업 차질 우려
宋시장, 당선축하·소통 제안
남구 야음근린공원 개발안
국힘과 의견차 커 부담으로

4·7 재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결론이 나면서 민선 7기 울산시정의 촉각이 곤두섰다. 분노한 ‘정권 심판론’이 울산에도 그대로 표출되면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송철호 시장에게도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또한 부울경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동남권 메가시티를 비롯해 울산의 현안사업도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히면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큰 형국이다.

8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선거로 부산시의 수장이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시장으로 바뀌면서, 부울경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 전선에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진단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이다. 그동안 3개 시·도는 수도권 일극체제의 병폐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수준에 달했다면서 문제를 제기해왔다. 동남권 메가시티는 그 해법으로 부울경 지역에 수도권과 같은 인구 1000만명 이상의 큰 도시권을 형성해 경제, 산업, 문화 등 사회 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초광역도시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정치적 지형이 바뀌면서 미묘한 변화가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던 부산시장 자리에 라이벌 정당인 국민의힘 박형준 시장이 입성하면서다. 3개 시도지사간 당리당략과 시도간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동남권 메가시티 추진이 동력을 잃을 수 있는 모양새다. 또한 메가시티 구축을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지만, 1년 뒤 예정된 대선과 지방선거를 고려하면 정권의 셈법은 더 복잡해진다. 정권 입장에서는 메가시티 구축이 박 부산시장의 성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가덕도 신공항 또한 어려움에 휩싸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주도권과 치적싸움이 예상돼서다.

이와 관련 송철호 시장은 8일 오후 박형준 신임 부산시장에게 전화로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고 상호 긴밀히 소통하자고 제안했다.

송 시장은 부산, 울산, 경남은 동남권 광역 도시로서 다양한 지역 현안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가능하면 빨리 만나 지역발전을 위한 방안에 머리를 맞대자고 요청했다. 특히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을 위해 적극 협조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부산시장도 상호 협조하자며 공감을 표시했다.

부산시장 교체와 함께 국민의힘 서동욱 남구청장의 입성으로 LH가 추진하는 ‘야음지구 공공임대주택 사업’도 울산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야음근린공원 공공임대주택 개발 사업은 지역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환경단체, 지역주민, 인근 공단 기업체 등은 “도심에 유일하게 남은 국가산단 공해 차단 녹지로,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며 크게 반발했다. 이 사업을 놓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대립구도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송 시장도 충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송 시장의 한 측근은 “민심의 흐름은 익히 읽고 있었지만 선거결과가 그 정도로 격차가 날 지는 (시장님도) 예상치 못하셨던 것 같다”고 했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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