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붙잡힌 탈레반과 알 카에다 포로 30명이 13일 밤(현지시간) 쿠바 관타나모의 미군기지로 출발한 가운데 미군기들은 알 카에다 잔당이 남아있는 아프간 동부 자와르 지역에 근 2주째 연일 맹폭격을 퍼붓고 있다.

 지난 10일에 이어 두번째로 쿠바에 이송되는 포로 30명은 이날 밤 10시(한국시간 14일 새벽 2시30분) 칸다하르 임시수용소에서 수갑을 차고 흰색 두건으로 얼굴이 가려진 채 미군 C-17 수송기에 올랐다.

 첫 이송 때와는 달리 주변에서 괴한들이 총격을 가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 미군 관리는 이번에 수송되는 포로 중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에서 신발폭탄 테러를 기도했던 영국 국적의 리처드 리드를 알아본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미군 전폭기들은 파키스탄과 접경한 팍티아주 자와르 지역을 연일 맹폭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민가가 파괴되고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현지 주민들이 14일 전했다.

 미군의 이번 공습은 지난달 오사마 빈 라덴이 은신해 있던 것으로 추정되던 동부 토라 보라 산악지대를 겨냥한 맹폭 이후 최대 규모다.

 공습 지역을 빠져나온 한 주민은 이틀 전 폭격으로 최소한 15명이 사망하고 민가 35채가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자신의 마을이 공습이 집중된 자와르 동굴지대에서 불과 3㎞ 떨어진 곳이라고 전했다.

 자와르 지역은 깊은 동굴 탈출로가 복잡하게 연결돼 있으며 알 카에다 잔당들이 마지막으로 재집결해 외부로 탈출을 기도하고 있는 곳으로 미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 지역 기지는 탈레반 고위 사령관 중 한명인 잘라루딘 하카니가 운영하던 곳이다.

 미군은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공습 목표는 오로지 탈출로를 찾고 있는 알 카에다와 탈레반 잔당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새로 임명된 파잘 하디 신와리 아프간 대법원장은 빈 라덴과 축출된 탈레반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를 생포할 경우 그들에게 사형을 선고하겠다고 공언했다.

 거의 4반세기만에 아프간 방문길에 오르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오는 16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라고 현지 관리들이 전했다.

 파월 장관은 파키스탄을 하루 체류 일정으로 방문할 예정이며 카불에서 아프간과도정부 관리들과 회담하고 인도 뉴델리도 방문해 인도-파키스탄 긴장완화 방안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장관은 아프간, 파키스탄, 인도 방문을 마치고 아프간 재건 지원회의가 열리는 도쿄로 향할 계획이다. 카불·칸다하르·이슬라마바드 AP·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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