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

울산 인근에서 4월에 찾아 나서게 되는 버섯은 묵은 땅에 나는 곰보버섯, 계곡 물 속의 습지등불버섯, 그리고 나무 위의 금빛비늘버섯 등이다.

영어로 모렐(Morel)이라고 하는 곰보버섯은 4월 초에서 5월 사이 부식토양이나 밭이랑에 떼를 지어 나타난다. 곰보버섯은 특별한 풍미를 가지므로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고급요리에 이용한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식재료뿐 아니라 초콜릿, 와인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이맘 때면 미국 등에서는 모렐채취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생산이 소비 증가를 따르지 못해 가격도 꽤 비싸다. 트러플만큼은 아니어도 한국 요리사들이 쓰는 수입 건조 모렐 가격이 ㎏당 40만~50만원을 넘는다.

보그(Vogue) 2015년 10월호에는 이런 글이 실려 있다. “곰보버섯? 그건 봄에 많이 나요. 라면에 넣어 먹으면 아주 끝내주죠.” “모렐을 라면에 넣어 드신다고요?” 앤드다이닝의 오너셰프 장진모가 야생버섯이 모여든다는 충북 괴산의 청천푸른내시장에서 겪었던 경험담이다. 버섯 상인의 말에 깜짝 놀란 장셰프의 입에서 탄식 섞인 반문이 흘러나온 것이다. 아껴서 소스에나 사용하는 것을, 생으로 라면에 듬뿍 넣어 먹는다니 그야말로 요리사의 주리를 트는 소리다.

▲ 석남사에서 발견한 곰보버섯.

곰보버섯은 단백질 32.7%, 탄수화물 38.0%, 지방 2.0%, 섬유질 17.0%가 들어 있다. 또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고 고유의 독특한 맛과 식감을 갖고 있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버섯이다. 곰보버섯의 인공재배는 2000년 이후에 중국 멘양시 연구소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야생곰보버섯은 울산에서는 들꽃학습원 꽃밭에 나는 경우가 있고, 석남사 계곡과 묵히고 있는 밭(묵밭)에서도 발견된다. 최근에는 문수축구경기장의 화단에서도 나곤 한다. 토양의 생태가 풍부해진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야생곰보버섯을 채취하더라도 날로 먹으면 사람에 따라 중독되는 수가 있으므로 반드시 익혀서 먹어야 한다.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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