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지난 13일 밤 10시를 기해 경기와 강원, 충청, 전북, 경북 등 폭넓은 지역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됐다. 4월이 시작되기 무섭게 20℃를 크게 웃돌며 5월 중하순 날씨를 보이더니 불현듯 다시 초봄으로 돌아갔다. 이번주 초반 봄비를 뿌린 저기압이 빠져나간 자리에 북쪽 대륙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강한 바람과 함께 확장했기 때문이다. 15일 아침까지 일부 내륙, 산간지역은 다시 0℃ 가까이 기온이 뚝 떨어졌다. 서리가 내린 지역도 있다.

기상청은 각종 기상 현상으로 인해 재해발생 우려가 있을 때, 이를 경고하기 위해 각 요소별 기준에 맞는 기상특보를 발표한다. 한파특보는 한파로 인한 막대한 피해가 급증하면서 피해를 줄이기 위해 1964년 처음 시행됐다. 2005년부터는 기존 11월부터 3월까지였던 특보 발표 기간을 늘려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로 확대했다. 때이른 한파와 때늦은 한파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4월에 내려진 한파특보는 한파특보 시행 이후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이다. 지난해는 4월4일로 4월 초반에 내려졌지만, 올해는 4월 중순에 한파특보가 발령됐다. 역대 가장 늦은 한파특보이다.

▲ 봄비가 그친 뒤 쌀쌀해진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에서 시민이 옷깃을 여미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은 이맘 때 아침 최저기온이 8℃ 안팎에 머무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추위가 예사롭지 않았던 1991년에는 4월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영하 1.1℃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15일 아침 5℃ 아래로 기온이 내려앉았지만, 기온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겠다. 금세 이맘 때 봄의 모습을 찾겠지만, 최근 잦은 기온변화로 우리가 체감하는 추위는 크겠다.

하루 사이 또는 하루 내의 급격한 기온 변화는 호흡기 질환과 면역력 저하 등의 건강문제를 야기시킨다. 농가에서는 급격한 저온으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건강과 더불어 농가에서는 농작물 냉해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완연한 봄을 되찾기 전까지 오락가락한 4월 봄 날씨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맹소영 기상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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