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전문가 서금홍 교수, 낡은 건물 탈바꿈

남부경찰서 인근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개관

갤러리·카페·레지던스 등 구성…엄윤영展 진행중

▲ 울산시 남구 신정동의 복합문화공간 ‘코코 스페이스’.
50년 가까이 된 낡은 여관이 공간재생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거듭났다. 울산시 남구 신정동의 복합문화공간 ‘코코 스페이스’(COCO SPACE) 이야기다.

코코 스페이스는 원래 ‘대평장’이라는 여관이었다. 공업탑로터리를 지나 울산남부경찰서로 가는 도중, 그늘진 뒷골목에 자리한다. 한때는 빈 방이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숙박업소는 폐업했고, 이후에는 ‘힐링하우스’라는 게스트하우스로 잠시 운영됐다. 그렇지만 경기침체가 길어지며 그 또한 힘들어졌다. 발길이 끊긴 골목은 더 어둡고 칙칙해졌다.

그러던 중 누군가 이 건물을 눈여겨 봤다. 도시재생 전문가인 동아대 건축학과 서금홍 교수다. 그는 늘 건물과 공간의 변화로 도심의 변화를 꾀하는데 관심을 둬 왔다. 오래 된 여관을 코코 스페이스로 바꾸는 작업은 그렇게 시작돼, 1년여의 공사를 거쳐 지난 14일 드디어 개관했다.

코코 스페이스는 한마디로 ‘복합문화 공유공간’으로 설명된다. 지하 1층~지상 1층은 출입이 자유롭다. 갤러리, 카페, 1인 기업을 위한 공유오피스, 중소모임이 가능한 회의공간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1층의 커뮤니티 라운지에서는 차를 마시고, 약속을 잡고, 리포트나 회의문서를 작성할 수 있다. 삼삼오오 미팅을 가질 수도 있고, 사전예약만 하면 최대 30명까지 참여하는 회의도 진행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서양화가 엄윤영의 개인전이 진행되고 있다. 코코 스페이스의 개관기념 초대전이다. ‘자연주의 작가’로 알려진 엄윤영 작가는 ‘나무’를 주로 그린다. 이번 전시에도 매화와 벚꽃이 핀 고목을 비롯해 이름모를 나무를 볼 수 있다. 평범한 소재로 예사롭지 않은 정취를 완성하는 그의 그림은 6월15일까지 감상할 수 있다. 앞으로 이 곳에서는 2개월에 한번씩 다른 작가의 새로운 작품이 걸리게 된다.

한편 지상 2~4층은 레지던스 공간이다. 객실 수는 모두 18개다. 비즈니스호텔 보다 저렴한 숙박비로 단기 및 장기투숙 할 수 있다. 일명 ‘펜트하우스’인 지상 5층과 옥상 루프트탑은 공간디자인을 좀더 고민한 뒤 개방할 예정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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