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여성가족개발원, 지난해 여성독립운동사 발간 이어
여성의 삶·노동운동사 정리작업 착수…11월께 발간 예정

울산의 근현대 역사문화를 여성 시각에서 재해석하는 작업이 마련된다. 지난해 ‘울산여성의 독립운동사’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울산여성노동운동사’를 정리하는 작업이 이어진다. 두 사업 모두 울산여성가족개발원(원장 이미영)의 ‘울산여성사 아카이브’ 사업의 일환이다.

한국노동사, 노동운동사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학문 영역에서 관심이 부족한 이유도 있지만, 근복적인 이유는 자료의 부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1970년대 한국노동운동은 여성노동운동이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시대 노동운동의 현장이었던 동일방직, YH무역, 대한모방, 경성방직 등은 모두 여성노동자 중심의 사업장이었다. 80년대 노동운동은 조금 달라졌다. 남성중심 대기업 노조의 노동운동이 주목받는 울산은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70~80년대 노동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에 대한 연구와 자료는 아이러니하게도 태부족이다. 그 이유는 권위주의적 군사정원 아래에서 노동에 대한 담론 자체가 금기시되어 그 자료들이 제대로 보존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울산은 1980년대 이후 한국노동운동과 노동운동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곳이지만, 울산 자료 역시 체계적으로 남아있지 않다. 여성노동사와 여성노동운동사와 관련된 자료는 더욱 찾기 어렵다.

이에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은 울산여성의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2018년부터 수행해 온 ‘울산여성사 아카이브’ 사업의 올해 과제를 ‘울산여성노동운동사’로 정했다.

노동운동의 가장 핵심에 있었지만 기록과 역사에서 주목받지 못한 울산여성노동운동을 기록하고 그 자료를 정리하여 남기고자 한다.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은 우선 기존의 연구자료부터 살펴봤다. 울산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울산지역사연구센터는 2002~2005년 76명의 구술자료를 남겼는데 그 중 16명이 여성이다.

울산연구원 울산학연구센터는 ‘산업화시대를 살아온 울산 근로자들의 생애사’에서 여성근로자의 삶을 일부 다뤘다. 이에 더해 대구여성가족재단, 전남여성가족재단 등의 여성운동사와 각 지역 여성의 삶 기록사업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울산지역 울산여성노동운동사에 관한 인물과 주요 사건 목차를 5월까지 확정하고, 필자 선정과 원고 작성을 거쳐 오는 11월께 책으로 발간하게 된다.

이미영 원장은 “울산은 한국노동의 역사와 노동운동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지역이고, 그 역사적 의미를 찾아야 한다. 여성노동자와 여성노동운동이 그 역사의 한 축이었음을 재확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