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르네상스란 1450년~1600년 사이의 150년 동안(또는 1400년~1600년으로 200년)의 문화운동을 일컫는 말이다. 르네상스(Renaissance)는 재탄생, 부활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다. 본래 프랑스어인 출생, 탄생(Naissance)라는 말에 다시라는 뜻의 re를 붙여서 재탄생이라는 단어가 된 경우이다. 무엇이 재탄생했을까.

르네상스 이전의 시대를 우리는 중세라고 일컫는다. 중세는 약 1000년 동안이었다. 그 중세시대의 긴 세월동안 인류는 신을 위한 삶을 살았다. 교회와 종교 지도자들의 힘이 워낙 막강하여 그 누구도 거부하지 못했으니 혹자들은 중세를 인류의 암흑기라고 부른다. 차츰 교회가 부패하면서 반발과 분열이 발생하고 마침내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이 일어난다. 사람들은 중세 이전 시대인 그리스·로마 시대의 화려하고 찬란했던 인본주의로 돌아가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고대 그리스 철학을 읽고 행동하기 시작했고 미술에서도 인본주의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문예부흥, 르네상스가 시작된 것이다.

중세 라틴어로 종교 의식에서 필요한 곡만 작곡하던 음악계에서도 차츰 종교음악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 때 등장한 것이 마드리갈(madrigal)이다. 마드리갈은 르네상스 후기인 16세기에 이탈리아에서 발전한 세속적인 사랑이나 자연을 노래한 성악곡을 말한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마드리갈은 영국으로 퍼져나가 영어로 된 영국 마드리갈이 작곡됐고, 프랑스로 건너가 프랑스어 마드리갈이 탄생했다.

음악이 ‘신의 영광을 찬미하는 도구’라고 생각했던 중세에는 꿈도 꾸지 못한 일이 르네상스 시대에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 시기에 종교음악을 전혀 작곡하지 않거나 교회에서 음악 연주를 안 한 것은 아니다. 교회 음악도 계속 작곡하고 연주하며 발전했고 여기에 더불어 인본주의 음악도 발전한 시기였다.

르네상스 시대 인본주의 음악이란 연주자는 즐겁게 연주하고 관객들은 그 음악을 듣고 기쁨으로 화답하는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그 사조가 오늘날까지 이어지게 됐다. 구천 울산대 객원교수·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추천음악=영국 마드리갈 Thomas Morley 작곡 Fyer F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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