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전시컨벤션센터(유에코 UECO)가 오는 29일 개관한다. 2017년 12월 착공해 3년4개월여 만에 준공했다. 관리운영을 담당하는 울산관광재단은 개관도 하기 전에 올해 행사를 48건이나 유치했다고 한다. 울산지역 기업들에게 전시컨벤션센터가 절실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울산시는 2020년 ‘울산 마이스 산업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을 통해 2021년 전시회 21건, 컨벤션 18건이 개최될 경우 경제적 파급 효과가 3179억원, 고용 창출 효과는 1114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미 예상을 뛰어넘는 행사유치를 해놓은 터라 예상경제효과는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전시장 규모가 너무 작다는 것이다. 전국의 일부 전시컨벤션센터가 적자운영에 시달리고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규모가 크면 활용도가 높아지는 측면이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대기업의 주력공장들이 있는 울산이 아닌가. 대형국제행사를 유치하려면 전시장의 규모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유에코의 가장 큰 전시장은 8000㎡다. 450부스 규모 전시회나 7000명이 참석하는 행사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결코 큰 규모는 아니다. 울산에서 가까운 대구전시컨벤션센터 엑스코는 전시장 규모가 3만㎡나 된다.

때마침 엑스코도 오는 28일 확장 개관식을 갖는다. 전시장 부족으로 애로를 겪어왔던 엑스코는 1년9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제2전시장(동관 1만5000㎡)을 확보했다. 기존 서관도 1만5000㎡이다. 이로써 총 전시장 면적이 3만㎡로 늘어났다. 엑스코는 2001년 4월 지방 최초로 개관했다. 연평균 65회의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풀가동에 가까운 가동률 60%를 유지해왔다. 전시컨벤션센터는 행사 전후 과정이 있어 통상 70~80%를 풀가동으로 본다. 연평균 참관객도 232만명(외국인 1만8000명)에 이른다. 경기 일산 킨텍스나 부산 벡스코는 이보다 더 큰 규모다.

엑스코는 20년만에 두배로 증설을 했는데, 유에코는 20년전 엑스코 보다 더 작은 규모로 출범한다. 엑스코가 증설을 결정한 것도 국제가스연맹이 2022년 세계가스총회를 엑스코에서 개최하기 위해 3만㎡의 행사장이 필요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엑스코의 기존 전시면적으로는 전시·컨벤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애써 유치한 국제회의를 포기하는 사례도 많았다고 한다. 유에코가 대규모 국제행사를 할 수 없는 반쪽짜리 전시컨벤션센터가 되는 것은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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