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월간 정론지인 "분게이순주"는 창간 80주년 기념 2월 특집호에 역대 총리 56명의 서열을 매긴 기사를 실어 관심을 끌었다.

 이 잡지에서 게이오대 후쿠다 가즈야 교수는 초대 이토 히로부미 총리에서부터 현역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 이르기까지 역대 전·현직 총리를 10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 서열을 매겼다.

 후쿠다 교수는 △90점 이상은 세계사에 기록될 대정치가 △80점 이상은 국운을 헤쳐나간 재상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총리 △30점 이하는 국가 사회에 중대한 위난을 초래하거나 후세에 다대한 폐해를 물려줄 정치인 등으로 평가기준을 제시했다.

 이같은 방식에 따른 평가에서 1위는 91점을 얻는 초대 총리 이토 히로부미에게 돌아갔다. 이토 전 총리는 일본 헌법체제의 중요한 기구를 거의 혼자서 만들어내 기틀을 다진 점이 큰 평가를 받았다.

 반면 고이즈미 총리는 70%를 상회하는 국민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29점을 얻어 52위에 그쳤다. 후쿠다 교수는 고이즈미 총리에 대해 "국민에게 개혁에 따른 고통을 요구하고 있지만, 구조개혁의 내용은 전혀 없으며 국민의 고통만 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특히 재임시절 가장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모리요시로 전 총리의 30점에도 못미쳤다.

 눈에 띄는 역대 총리 중에는 다나카 마키코 외상의 부친인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가 57점을 얻어 19위에 기록됐으며, 고이즈미 총리가 상관으로 모셨던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는 56점으로 20위에 랭크됐다.

 또 △오부치 게이조 30위(49점) △나카소네 야스히로 42위(40점) △미야자와 기이치 45위 (38점) 등을 기록했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으로 처형됐던 도조 히데키 전 총리는 52점을 얻어 25위를 기록한 반면 태평양 전쟁 책임을 공식담화를 통해 인정하고 사죄했던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는 28점으로 53위에 그쳐 대조를 보였다. 도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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