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여성·사회단체들이 "가정폭력 피해자 안모씨 구명운동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한다.

 울산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를 비롯한 울산지역 여성·사회단체들은 설날인 지난 2월11일 가정폭력에 못이겨 남편을 목졸라 숨지게 한 뒤 자수, 수감돼 있는 안모씨의 구명을 위해 대책위원회를 구성, 오는 29일 오후 1시 남구 옥동 생명의 전화 사무실에서 발족식 및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이어 이날 2시에 열리는 안모씨 재판을 방청할 예정이다.

 대책위에 따르면 숨진 남편 이모씨는 10년이상 술주정과 아내에 대한 구타, 아이들에 대한 구타와 학대를 해왔고 지난 2월11일에는 드디어 칼을 들고 자녀들을 위협하는 바람에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힌 아내 안모씨가 잠든 남편을 목졸라 숨지게 한 뒤 곧바로 자수했다.

 이에따라 울산지역 7개 가정폭력상담단체의 협의체인 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회장 박준희 생명의전화 부설 가정폭력상담소장)를 비롯한 여성·사회단체들은 곧바로 안씨를 가정폭력에 의한 피해자로 규정하고 안씨 구명에 나섰다.

 안씨가 살던 달동주공아파트를 비롯한 울산지역 곳곳에서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1천300여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3월8일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 뒤에도 서명운동과 가정폭력추방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한편 안씨 구명을 위한 모금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현재 3천500여명이 서명에 참가했고 모금 운동도 전개하고 있으나 호응은 높지 않다"면서 "결혼 후 늘 고통을 안고 살았던 안씨가 빨리 나와서 자녀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책위 발족식을 가진 뒤 5월3일 현대백화점 울산점에서 가질 가정의 달 캠페인에서 안씨 구명운동을 함께 전개하기로 하는 한편 오는 5월 17일 달동종합사회복지관과 연계하여 달동 주공아파트 앞에서 "가정폭력 추방 캠페인"을 가지기로 했다.

 수감 중에 가폭협의회에 보내온 안씨의 편지에는 "법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는 바보같은 어리석은 엄마였다"고 토로하면서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과 달리 피끓는 모정, 목마른 사랑"이라며 "엄마와의 또다른 헤어짐은 아이들에게 절대로 치유될 수 없는 가슴앓이를 주는 일"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대책위(269·9191)에는 가정폭력상담소협의회, 시민단체협의회, 울산지역여성연대모임, 여성단체 협의회, 아동학대예방센타,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 민주화 가족실천협의회, 울산 인권운동연대, 민주노총, 평등여성 등 39개 단체와 김현영 신부, 송정렬 목사, 강미화 울산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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