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완화·집값 상승 기대감

이달들어 매물·매매 감소세

배짱호가 고수 거래절벽 심화

▲ 자료사진
6월1일부터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대폭 향상됨에도 불구하고, 울산지역 내 다주택자 상당수가 ‘버티기 모드’에 돌입한 모양새다.

팔고 싶어도 팔 수 없거나, 양도세 완화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울산의 아파트 매물은 10일 전보다 1.8% 감소했다.

유거상 아실 공동대표는 “6월1일 보유세 기산일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코앞에 둔 시점”이라며 “현실적으로 5월 말까지 잔금을 치르는 계약이 성사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7800여건이던 울산의 아파트 매물은 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3월 초 9700여건, 4월 초 1만1200여건으로 증가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기산일인 6월1일 이전에 아파트를 처분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늘면서 매물이 쌓인 것이다.

6월1일 이후에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이 현재보다 10% 올라가는 것도 매물 증가 요인으로 꼽혔다.

이후로도 꾸준히 매물은 증가해 1만1400여건까지 올랐으나, 5월 들어서면서 감소세를 보이며 9일 기준 울산지역 매매물건은 1만1192건이다.

부동산 중개업계에서는 다주택자들이 대부분 버티기 모드로 전환해 거래 절벽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매도 의향이 있는 다주택자도 시세 수준의 배짱 호가를 고수하고, 매수자는 초급매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울산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다주택자라고 하더라도 호가를 대폭 낮추는 경우는 거의 없다. 5월 말까지 팔리면 팔고 그렇지 않으면 버티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수개월간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으나 이따금 성사되는 계약에서는 여전히 최고가 경신이 쏟아진다.

남구 대공원월드메르디앙 전용면적 128㎡의 경우 지난해 5~6월까지 7억대 후반에 거래되다, 10월 11억9500만원까지 올랐고, 올해 4월15일 12억6500만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중구 남외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4월 말 5억7500만원에 매매 계약서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같은 면적의 종전 최고가(5억4000만원)를 경신한 역대 최고가다.

중구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종부세 등 보유세를 강화했으면 양도세를 완화해 퇴로를 열어줘야 하는데 안타깝다. 거래절벽 현상이 수개월째 이어지다 보니 이젠 종부세 부담을 안고서라도 보유하겠다는 생각이다. 신고가 계약은 여전하고, 집값이 소폭 조정되더라도 집값은 우상향한다는 믿음이 다주택자에게 버틸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