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t당 200달러 넘어서
타이어·희토류 등도 오름세
관련제품 가격 상승 불가피

▲ 자료사진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세상의 모든 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특히 철광석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철강과 건설업계는 물론 자동차·조선업계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제조업계는 당장 발생한 원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도 없어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제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t당 201.88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t당 200달러를 돌파했다. 철광석값은 지난 3월 t당 150달러대였으나 이후 가파른 우상향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 제품 가격이 뛰고 있다.

 

자동차·가전 등의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1월 말 t당 88만원에서 4월 말에는 110만원까지 올랐다.

선박을 만들 때 필요한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유통 가격도 110만원대로 뛰었다. 후판 유통가격이 100만원을 돌파한 것은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강관 가격은 이 기간 t당 95만원에서 110만원으로 뛰었고, 냉연강판은 t당 108만원선에서 유통되고 있다.

원자재값 급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건설업계와 조선업계다. 철근의 원재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오르면서 연초 t당 70만 원(SD400, 10㎜)이던 철근 유통 가격은 이달 7일 93만원까지 올랐다.

건설업계에선 철근 품귀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주요 자재·공종의 수급 전망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제때 자재를 구하지 못해 공사 지연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달청마저 철근을 구하지 못해 일부 현장에서 관급 자재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업황악화로 지난 2015년 이후 깊은 불황의 늪에 빠졌다가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조선업계도 수익성 악화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최근 몇 년간 후판 가격을 동결해온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업체들과의 가격 협상에서 t당 10만원 이상을 인상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주 증가가 영업 실적에 반영되기까진 1~2년의 세월이 걸리지만, 후판가격 상승은 곧바로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며 “조선업계가 웃지 못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완성차업계도 철강제품 가격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반적으로 완성차 가격에서 30% 정도가 원자재 비용이 차지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철강재뿐 아니라 타이어와 희토류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반도체 가격도 많이 오른 상태”라며 “올해 10월쯤 출시되는 신모델부터 원자재 가격 인상이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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