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의회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을 놓고 여야간 갈등을 벌이면서 임시회가 파행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10일 남구의회와 남구청에 따르면 남구의회는 이날 오후 제235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개회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 전원이 불참하면서 기본 안건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곧바로 중단됐다. 임시회에서는 2021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해 남구의회 건의안 관리 조례안, 남구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설치 조례안 등 11건의 안건이 처리될 예정이었다.

남구의회는 현재 민주당 7명과 국민의힘 6명, 무소속 1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 의장인 변외식 의장이 지난해 국민의힘에서 제명되면서 여야 7대 7 동수 구도가 깨졌다.

전체 의원의 3분의 1(5명) 이상이 참석해 개회는 가능했지만 의결 정족수인 과반(8명) 이상 참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임위원회별 안건 상정조차 하지 못했다.

이번 갈등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여야간 입장차에서 비롯됐다. 남구의회는 그동안 예결특위 구성시 여야 각 3명씩에다 의장 추천 의원 1명을 포함시켜 왔다. 의장 추천 의원은 관례상 여야가 번갈아 맡아왔고, 이번은 국민의힘 차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변외식 의장은 당초 민주당의 요청에 따라 민주당 의원을 추천 후보로 정했다가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자 원래대로 국민의힘 후보를 추천하려 했다. 이러자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했고 이날 본회의 직전까지 협의했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 측은 “지난해에는 구청장 부재로 특별히 추가된 신규 예산이 없어 번갈아 맡았던 것”이라며 “과거 6대 의회도 여야 의원 비율에 따라 예결위 구성을 해왔고, 새 구청장 취임 이후 예산을 꼼꼼히 살펴보기 위한 당연한 요구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지난해 원 구성 갈등 이후 7대7 구도가 깨졌지만 계속 번갈아 맡았으면서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는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는 전형적인 새 구청장 발목잡기식 행태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구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남구의회는 예결위 구성을 위한 협의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나, 어느 한 쪽이 양보를 하지 않는 이상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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