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에 안 걸리려면 싱겁게 먹어라." 맵고 짠 자극성 음식을 즐겨먹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생활 특성 때문에 위암 발병률이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음식물 중에서 어떤 음식이 암을 유발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으나 대체로 짠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금에 절인 생선을 먹는 습관이 있는 한국, 일본,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에서 위암 발병률이 높은 점이 이같은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인들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약 20g으로 서양인보다 2배 가까이 많이 섭취하고 있어 이에 대한 심각성의 인식이 필요하다.

 그밖에도 태운 음식이나 비타민 부족, 훈제된 식품, 방부제로 쓰이는 아질산염 등이 암의 원인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연간 한국인이 암으로 사망하는 수가 5만명에 달하는 가운데 이중 가장 많은 것이 소화기 계통의 암으로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한국, 일본 등 아시아에 위암이 많은 것은 민족이나 인종의 차이로 보기보다는 짜고 매운 음식을 즐겨먹는 식생활의 차이로 설명되고 있다. 이를 입증하는 것으로 미국으로 이민간 한국인이나 일본인의 2, 3세의 위암발병률이 한국이나 일본에서의 위암발병률보다 훨씬 낮은 미국 원주민 발병률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매운음식의 대명사 격인 고추와 위암의 관련성은 아직 정확한 학설은 서 있지 않다. 우리나라보다 고추를 즐겨하는 멕시코에서는 위암발병률이 낮은 점 등에 비춰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진관 울산 동강병원 내과과장은 "발병원인이 아직 정확하게 입증되지는 않았으나 유전적 체질, 식생활 습관, 헬리코박터 감염 등으로 대별된다"며 "이 가운데 식생활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비중이 가장 높으며 가족 중에 위암이 발병한 사람들은 특히 식생활의 개선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암은 초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있더라도 경미해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어렵다. 초기 증상은 약간의 소화불량, 상복부 불편감 정도 등이다. 위암이 진행되면 입맛이 없고 복통, 체중감소, 팽만감, 의욕저하, 구역질 등의 특징을 보인다.

 이과장은 "간단한 내시경만으로도 90% 이상 발견이 가능하므로 30세 이후부터는 연간 1회씩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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