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선수들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자신감을 갖고 남은 기간 충실히 훈련하면 월드컵때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월드컵축구 본선 개막을 정확하게 30일 앞둔 1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의 훈련 중점 및 월드컵 16강진출 가능성 등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 내내 한국 대표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을가장 큰 성과로 지적하는 동시에 이는 한국의 본선 16강진출의 가장 큰 힘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히딩크감독의 기자회견 요지.

 --월드컵 개막이 30일 남았다. 최종엔트리도 발표했는데 심정은 ▲월드컵은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한국축구가 한 단계 올라서는계기가 될 것이다. 내가 한국축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매우 기쁘게생각한다.

 --남은 기간 훈련은 어떻게 진행되나 ▲2일 저녁 서귀포에 모여 마지막 훈련에 들어간다. 합숙은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그리고 스코틀랜드(16일), 잉글랜드(21일), 프랑스(26일) 등 강호들과평가전을 갖는다. 이번 훈련에서는 체력훈련과 함께 전술훈련을 하게 될 것이다. 종종 비공개훈련도 해 아주 세밀한 부분을 보완할 계획이다. (한국의 첫 경기가 열리는) 6월초가 되면 체력적, 전술적으로 최적의 팀이 돼 있을 것이다. 아울러 23명외에 루키 3명을 훈련에 참가시킨다. 골키퍼 염동균(전남), 수비수 여효진(고려대),공격수 최성국(고려대) 등인데 경험은 적지만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해 좋은 일이 될 것이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는가 ▲한국인들의 16강 진출에 대한 열망을 잘 알고 있다. 한국의 16강진출 가능성을 자꾸 높여 100%로 만드는 게 나의 임무다. 내가 16개월동안 대표팀을 이끌면서팀이 점차 안정돼 가고 있다. 이는 한국의 16강 진출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여기에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이 높은 나라를 이기거나 비김에 따라 선수들의 자신감이 아주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D조에서 포르투갈이 1위를 하고 폴란드가 2위, 그리고 한국과 미국이 탈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리 주눅들 필요는 없지만 외부에서의 평가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윤정환과 안정환은 엔트리에 포함된 반면 이동국은 탈락한 이유는 ▲윤정환과 안정환이 잠재력을 갖춘 사실은 미리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안정환은 소속팀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하다보니 체력적으로도 불충분하고 기술적으로도 국제수준을 따라잡기 힘들어졌다. 윤정환도 소속팀이 일본프로축구 1부에서 2부로 떨어져 수준낮은 경기에 참가하다보니 경기력이 낮아졌다. 이들은 국내파 대표선수들의 수준도 따라잡기 어려웠다. 그러나 합숙훈련을 하면서 두 선수는 개인적으로많은 노력을 했고 이제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판단해 발탁했다. 이동국의 탈락은 매우 유감스럽다. 공격수가 많아 누군가를 탈락시켜야 하는 현실에서 불가피하게 내린 결론이다. 이동국도 훈련캠프에서 열심히 했는데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98년 네덜란드팀과 비교했을 때 한국팀은 어느 정도까지 이르렀는가 ▲98년 네덜란드팀은 96년유럽선수권대회 멤버를 축으로 해 구성됐다. 96년이후2년동안 팀을 맡아 궤도를 수정하는 등 많은 준비를 했다. 98년 월드컵이 시작되기전에는 이미 완성된 팀이었다. 결승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본선 준비라는 것은 부분적인 마무리만 하면 됐다. 그러나 한국팀은 내가 부임하면서 선수들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했다. 그리고 이제 선수들은 무엇을 해야할 지를 아는 단계가 됐다. 한 마디로 네덜란드와 한국을 비교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나는 한국선수들의 능력보다는 자신감에 포인트를 두고 싶다. 선수들은 스스로의 능력을 드러낼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 이는 지난해 초와 비교했을 때 큰 발전이다. 이를 토대로 훈련을 계속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종수와 이동국이 탈락한 것은 한국축구에 안타까운 일인데 ▲고종수의 경우 부상이 있었지만 그 정도 재능을 가진 선수라면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 기본적으로 나는 그를 무척 좋아한다. 앞으로 국제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자기 재능을 계속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스타플레이어란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그라운드에서의 역량으로 만들어지는것임을 이야기하고 싶다.

 --한국의 조별리그 승패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 ▲예선에서 3전전승을 하는 팀은 드물다. 그래서 어느 팀이나 첫 경기를 하고나면 복잡한 계산을 하기 마련이다. 나는 선수들의 자신감에 기대를 걸고 있다. 98년 본선이 개막되기 전에 가진 평가전에서 네덜란드는 매우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본선 첫 경기인 벨기에전에서 비겼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당황하지 않았다. 반대로 말해 한국이 앞으로 치를 강호들과의 세 차례 평가전에서 부진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기를 바란다.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면 평가전 결과와 상관없이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훈련중 부상선수가 생기면 어떻게 조치하나 ▲23명외에도 27명정도 검증을 거친 선수가 있다. 유사시에는 이들을 대체선수로 활용하겠다.

 --미국, 폴란드가 발표한 엔트리에 대해서는 ▲놀라울 것이 없었다. 우리는 이미 상대팀 선수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16일 스코틀랜드전 이전부터 상대팀에 맞춘 전술훈련 및 비디오분석을 본격적으로 실시할 것이다.

 --최근 정몽준 회장이 월드컵 이후에도 유임시킬 의사를 내비쳤는데 ▲지금은 월드컵에만 전념하고 싶다. 정 회장이 그런 의사를 가지고 있다면 월드컵만을 보지 않고 그 이후의 한국축구발전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기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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