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코앞에 닥쳤지만 울산지역 재래시장 상인들은 명절특수를 누리기는커녕 얼어붙은 소비심리에다 치솟은 물가로 인해 더욱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16일 오후 남구 야음동 수암시장은 오랜만에 내린 비 때문인지 평소보다 더 한산했다.
 생선을 파는 한 상인은 "장사가 안된다고 해도 설날에는 다르겠지 했지만 명절분위기도 못 느끼겠다"며 "오늘은 인근에 7일장이 열려 더 장사가 안된다"고 토로했다.
 설을 앞두고 물량을 잔뜩 쌓아놓은 과일가게 주인은 "명절특수는 이제 지나간 말"이라며 "아직 설날까지는 몇일 남아있으니까 기다려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난 15일 중구 태화동 일대에서 열린 태화장은 설대목을 노리고 물건을 팔러 나온 상인들과 장을 보기 위해 나선 사람들로 발 디딜틈 없이 붐볐다.
 하지만 상인들은 "가격을 물어보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사가는 사람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도라지를 깎던 한 상인은 "설 대목 장사를 위해 두서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나왔는데 버스비도 안나오겠다"며 "그래도 작년에는 가지고 나온 물건은 다 팔았는데 오늘은 그대로 가지고 들어가게 생겼다"고 울상을 지었다.
 울주군 천상에서 장을 보러 나온 한숙희(45)씨는 "생선이나 나물같은 것은 재래시장이 쌀 것 같아서 둘러봤는데 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며 "오늘은 제사상에 오를 음식을 일부만 사고 나머지는 좀 더 싼 곳을 찾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미영씨(여·37·남구 무거동)도 "올해는 장을 보는데 작년보다 5만~6만원 정도 많은 30만원쯤으로 예상하고 나왔는데도 값이 비싸 고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송희영기자 s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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