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를 남북으로 가로질러 흐르는 신천은 비슬산과 최정산에서 발원해 도심을 거쳐 침산동에서 금호강과 합류한다. 길이 27㎞에 하천유역만 273㎢에 달하는 큰 하천이다.
 신천 상류에는 가창댐이 있으며 상류 산간계곡은 자연환경이 그나마 잘 보존돼 지역민들의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대구 시가지를 지나는 동안 신천 위에는 성북·도청·신천·동신 등 12개 다리가 걸쳐져 있다.

□수십년 전만 해도 신천은 대구토박이들에게 붕어를 잡고 멱을 감던 추억이 서린 곳이었다. 1960년대부터 급격한 도시화가 이뤄지고 상류에 가창댐이 생기면서 수량이 줄어들기 시작해 마른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신천의 옛모습을 찾기 위해 대구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수백억원을 들여 신천종합개발사업에 착수, 맑은 물이 흘러 내리는 도심속 휴식공간으로 바꾸는데 안간힘을 쏟아 왔다.
 지난 2001년 3월 대구시는 침산교~가창교 12.4㎞ 구간 19만900㎡에 잔디광장을 꾸미는 사업에 들어 갔으며, 앞서 99년부터는 본격적인 나무심기에 나서 현재는 14만6천여그루가 신천둔치에 빼곡히 들어찼다.
 잔디밭에는 체육시설 뿐만 아니라 놀이터와 모형 무선 조정경기장과 지압보도 등 각종 편의시설도 설치됐다.
 악취와 오염으로 뒤범벅됐던 신천은 이후 지하철 참사, 경기침체 등 숨막히는 대구에 숨통을 틔워주는 도심속 "오아시스"로 거듭났다.
 강변을 달리는 사람, 바둑 삼매경에 빠진 노인들, 다리밑에서 춤추는 중·고생들, 농구하는 아이들, 손을 잡고 산책하는 연인 등의 모습은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평화롭고 여유로운 풍경을 엮어내는 휴식공간으로서의 신천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본격화된 "신천살리기 시민운동"도 둔치변 쓰레기 청소는 물론 하천수질 개선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밑거름이 됐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대구시의 종합적인 하천보호정책에 힘입어 신천은 지난 93년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이 18.2ppm에서 지난해 2월에는 2.6ppm으로 낮아져 8배 가량 좋아진 수질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는 하천수질환경기준 2등급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마른 강을 면치 못했던 부족한 하천유지수량은 지난 2001년 5월 영천댐 도수로 개통된 금호강물 5만t과 2002년 6월 신천하수처리장의 정수 처리수 5만t, 자연수 등을 합쳐 하루 유지수량을 13만t으로 끌어 올려 어느정도 문제를 해결했다.
 여기다 지난 98년부터 시작된 오·폐수 분리시설 및 저수로 정비사업과 14개 보를 설치해 부족한 유지수 문제를 해결하고 수질오염 원인 등에 대처해 오고 있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수자원이 조금씩 풍부해지고 수질상태도 호전되자 신천에는 잉어, 붕어, 메기 등 물고기 개체수와 고방오리, 쇠오리, 청둥오리, 왜가리 등 조류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물고기에서 냄새나는 경우도 있어 먹기는 힘든 상태이다.
 또 비가 와도 바닥을 쉽게 드러내는 부족한 하천유지 수량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현재의 방법으로는 역부족이다.
 신천의 발원지인 경북 달성군 가창면 일대에 대거 들어선 음식점, 여관 등 오염원과 칠성교 주변의 칠성시장에서 흘러드는 오·폐수로 언제든지 하천이 오염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하류에 위치한 공단은 기업주의 환경인식에 깨끗한 수질유지 문제를 맡겨 놓아야 하는 실정이다.

□신천으로 바라본 태화강
 신천은 하천수질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생활하수 유입을 차단했을 때 부족한 하천유지수량을 어떻게 해결할 지를 태화강에 잘 보여주고 있다.
 수십년동안 재래시장의 생활하수와 도심속 오·폐수 등이 흘러 내리지 않으면 유지수량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던 전형적인 건천이었던 신천은 인근 금호강물과 하수처리장의 정수 처리수를 대안으로 찾았다.
 신천은 금호강물 5만t과 신천하수처리장의 정수 처리수 5만t, 자연수를 합쳐 하루 13만t의 유지수량을 확보해 물고기가 노닐고 다양한 새들이 날아드는 하천으로 거듭났다.
 이에 따라 태화강도 현재 진행중인 중·남구지역의 가정오수관 연결공사가 끝남과 동시에 빗물을 따로 모아 유지수량을 확보하는 저수조 시설물 설치 등의 대안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강 상류지역인 범서·언양읍 일대부터 현재 공사중인 언양하수종말처리장 등 대형 하수처리장의 정수 처리수를 하천유지수량으로 확보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악취가 나고 오물이 떠다니던 신천이 깨끗한 하천으로 바뀐 것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하천보호가 큰 뒷받침이 된 점을 눈여겨 봐야 하며 시민들의 일상생활속에 스며든 하천둔치의 각종 시설물 활용도도 배워야 할 부분이다.
 태화강 둔치는 도심구간이 국가하천에 속해 시설물 설치가 쉽지 않지만 둔치를 휴식공간으로 바꾸는데 굳이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박정남기자 jnp@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