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하는 사람들은 "마수걸이" 또는 "마수"라 하여 첫 손님에게 물건을 잘 팔아야 좋다고 믿고 있다.

 첫 손님이 흥정을 하다가 만다든가 밑지는 장사를 하면 마수를 잘못한 것으로 여겨 불쾌하게 생각한다. 마수를 해서 받은 돈에는 침을 뱉는다. 돈이 더럽다 하면서도 돈이 많이 벌리도록 하는 행위다.

 돈이 생기는 운수를 재수라고 한다. 재수는 운수라고도 여긴다. 신앙행위를 보더라도 운수대통 재수굿이 있고 재수불공이 있다. 운수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도 무사고 재수굿을 하는 경우가 많다.

 돈은 저승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고 믿어 저승가는 사람에게도 노자 또는 용돈을 쥐어준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도 돈에 대한 신앙과 풍습이 많다.

 울산시 동구 전하동에 사는 회사원 박모씨(여·40)는 며칠전 동네 재래시장의 옷가게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오전 일찍 여름옷을 사려고 갔는데 본체만체 하는 거예요. 옷을 걸쳐 보지도 못하게 해서 짜증이 났지만 참았습니다"

 그녀는 주인이 너무 냉랭하게 대하는 바람에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냥 나오기가 민망해 마지못해 한벌을 샀다고 말했다.

 세계인들이 울산으로 발길을 돌릴 월드컵 개막일이 3일로 정확히 28일 남았다. 그들은 문수축구경기장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울산의 백화점, 재래시장을 돌며 쇼핑을 할 것이다.

 마수걸이 문화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박씨와 같은 경우를 당하면 무슨 생각을 갖게 될까. 기념품을 사려고 간 재래시장에서 주인에게 무안을 당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한국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월드컵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우리의 마수걸이 문화를 일방적으로 이해해 주기만 바랄 수는 없다. 반감을 갖지 않도록 처음이나 마지막이나 한결같은 친절로 손님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박철종기자 bigbell@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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